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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l 06. 2015

차별하시는 하나님

중학교 때부터 친구인 목사가 있다. 

그 친구가 전도사 시절 정말 어렵고 가난했다. 

큰 형이 젊은 나이에 중풍으로 쓰러지면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전도사 시절 교회 지하실 조그만 단칸방에서 살았다. 

지금도 비슷하지만, 그 당시 전도사 월급은 근로자 최저 생계비에 턱없이 모자랐다. 

아이에게 분유를 사 먹일 돈이 없어서 늘 쩔쩔매야만 했다. 


어느 날 큰아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머리가 펄펄 끓는데 병원에 갈 돈도 없고, 아이는 아프다고 엉엉 우는데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능력 없는 아버지의 마음은 찢어지는 듯 아팠다. 

친구는 어린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로 기도했다. 

생각해 보면 서럽기도 하고, 부모 노릇 못하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였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다. 

능력 없는 아빠를 대신해서 하나님 아버지께서 이 아이를 치료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하였다. 

얼마를 기도했는지 모르지만, 울던 아들이 울음을 그치고 쎅쎅하며 조용히 잠이 들었다. 

아침에 아들의 머리에 손을 대보니 놀랍게도 열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친구는 나중에 형편이 조금 펴졌을 때 나에게 간증하듯 이야기했다. 


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눈물 콧물 흘려가며 기도해 본 적이 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괜스레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한 친구가 부러웠다. 

똑같은 전도사인데 하나님께서는 왜 그런 능력과 역사하심을 나에게 허락지 않으실까?


그다음 내심 기도했다. 

‘하나님 나도 아이를 위해서 눈물 콧물 흘려가며 기도할 찬스를 주십시요.

그리고 나에게도 친구와 똑같은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십시요.'

마침내 큰 딸 성애가 감기몸살로 열이 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때가 왔다. 


“여보 성애가 아픈데 병원에 가야겠어요."

“아니야. 하나님이 능히 고칠 수 있어. 내가 기도할께."

나는 성애를 붙잡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데 솔직히 아무리 기도해도 눈물 콧물이 나오지 않았다. 

몇 마디 기도하고 나니까 더는 기도할 말도 없었다. 

나는 맥이 완전히 빠져 버렸다.

"그래도 하룻밤 두고 보자. 

오늘 밤 하나님께서 무슨 능력을 보여주실지도 몰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성애의 머리에 손을 얹어 보았다. 

머리는 불덩어리였다. 

어젯밤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안 되겠다. 병원에 빨리 가자."

그리고 일주일 이상 고생한 끝에 성애는 완쾌될 수 있었다. 


나는 하나님의 불공평하심에 속이 상했다. 

친구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치료가 되고, 하나님의 능력과 역사하심을 경험했는데, 

나는 돈은 돈대로 다 들고, 하나님의 능력은 코 빼기도 볼 수 없었다. 

‘하나님! 이건 완전 차별 아닙니까?'

하나님께 불평하는 중에 깨닫는 바가 있었다. 


친구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나아갔다. 

그는 다른 곳에 기댈 데가 전혀 없었다. 

물론 나도 기도하였고 하나님을 믿었지만, 친구하고는 달랐다. 

그러나 나는 돈도 있고, 의사도 있고, 부모도 있고, 부족한 것이 별로 없었다. 

그것들은 사실 축복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것들이다. 

축복의 근원은 하나님이다. 

"진실로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보리이다." (시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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