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기 1 - 인천 공항에서
남자 셋이 흥분했다.
미지의 땅 인도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들떠 있다.
노숙할지도 모른다지만,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
오지의 땅이면 어떻고, 여행이 불편하면 어쩌랴!
여행은 일상에 지친 사람에게 큰 활력소가 된다.
비록 그 여행이 화려하지 않을지라도 단지 자기 삶의 자리를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된다.
자신이 그동안 살던 곳과 전혀 다른 삶의 장소, 언어, 문화, 습관, 사람, 모든 것이 다른 장소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유익이 된다.
세 남자는 여행이라는 이 놀라운 축복 앞에서 들떴다.
우리는 이번 여행을 위하여 준비한 것과 함께 나눌 것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인도 여행 계획을 짜고 준비해온 강승조 집사는 그 성격만큼이나 준비에 빈틈이 없다.
심지어 인도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기 위하여 모든 장비를 다 준비해 왔다.
아침에는 무슨 커피, 점심에는 무슨 커피, 이름을 나열하는데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커피 종류마다 이름과 풍미를 줄줄이 꿰지 못한 두 사람은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이미 커피 향 속에 취하였다.
더욱이 영상과 조명, 그리고 맥 컴퓨터의 전문가로서 우리에게 해줄 강의들을 나열하는데 정말 감사 감사할 따름이다.
E-Book 저작 도구인 Author 사용법, 영상 제작 도구인 iMovie 와 Final Cut Pro 사용법, 사진틀인 Aparture 사용법, 그리고 부가적으로 Keynote 사용법까지 정말 복이 터진 것 같다.
이광성 목사 역시 자신이 준비해 온 간식 자랑과 이어서 아이패드 사용법을 제대로 전수해주겠다고 한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준비해 온 것도 없고 가르칠 것도 없다.
강 집사는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배 목사님이라고 하면서 그냥 날로 드시려고 한다고 농담을 한다.
ㅎㅎㅎ 아무튼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축복은 바로 내가 받는 것 같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마음과 취미가 맞고 심지어 기호식품까지 맞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튼, 2주간의 인도 여정이 우리에게 어떤 축복을 줄지 벌써 기대가 된다.
환경이 여유롭지 못하다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인도라는 열악한 곳에서 노숙한다 해도 걱정이 없다.
냄새나고 지저분한 곳이 인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런 것은 염두에도 없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지구 어느 곳에 가더라도 좋을 것이다.
여행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마음 맞는 친구일 것이다.
비록 나이 차이가 있으면 어떠랴.
이번 기회에 내가 십년 젊어져서 돌아올런지 어찌 알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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