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의 짧은 비행 끝에 북경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중국에서 몇 시간 drop by를 하려고 생각하였다.
중국 비자를 미리 받지 못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뜻밖에 너무나 쉽게 일이 진행되었다.
이제 북경 공항도 인천공항처럼 쾌적하고 신속하게 일 처리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직원들의 친절함과 서비스는 세계적인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를 위하여 가이드로 나온 설춘철씨와 택시 운전사 역시 중국 사람들의 불친절함과 무례함의 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정도로 친절하였다.
먼저 점심을 먹기 위하여 '전쮜이더'라는 곳으로 이동하여 북경 오리를 먹었다.
북경 오리의 본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우리의 입맛을 만족시켰다.
비록 우리나라의 오리요리처럼 기름기를 쏙 빼지는 않았지만, 밀전병 같은 만두피에 양파 채 썬 것과 소스에 오리고기를 넣어서 쌈 싸먹는 요리였다.
살짝 기름기가 있었지만, 중국 차와 오리 육수가 그 느끼함을 가셔주기에 충분하였다.
한 사람당 2만오천 원 하는 고가였지만, 북경에 오면 반드시 한번은 먹을만한 요리다.
배를 충분히 채운 뒤 우리는 천안문 광장을 향하였다.
매서운 칼바람이 불었지만, 우리는 추위를 뚫고 천안문 광장의 자유로움을 마음껏 만끽하였다.
곧이어 왕푸징 거리를 향하였다.
엄청난 백화점 거리였지만, 추운 월요일이어서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우리는 왕푸징 거리를 점령한 사람들처럼 의기양양하게 거리를 한 바퀴 돌았다.
썰렁한 거리를 다녀오면서도 우리는 결코 의기소침하지 않았다.도리어 흥에 겨운 발걸음에 추위는 눈 녹듯이 사라졌다.
드디어 가장 기대하는 798거리에 갔다.
전에는 공장 지대였는데 이제는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바꾸어 놓았다.그 규모의 방대함에 '역시 중국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 곳곳은 예술의 거리답게 아름다운 그림들과 낡은 공장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곳에 아름다운 모델을 데려왔다면, 정말 최고의 사진 촬영 장소라고 생각하였다.
모델이 없으면 어쩌랴!이 아름다운 거리를 사냥감을 찾는 하이에나처럼 누비고 돌아다녔다.
갤러리도 들어가 보고, 아직 남아있는 공장도 들어가 보고, 각종 공예품을 파는 가게도 들어가 보았다.
신나는 아이처럼 이곳저곳을 마귀 휘젓고 다녔다.
추운 날씨에도 연인들이 나와서 서로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였다.
비행 시간 때문에 이 아름다운 거리를 한 시간 밖에 구경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만일 북경을 다시 온다면, 798거리는 꼭 다시 와봐야지 결심하였다.
이제 북경이여 안녕!
짧은 여행에 너무나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북경이다.
지금까지 중국을 십여 차례 이상 방문하였지만, 8시간의 짧은 북경 시티투어가 나에겐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북경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나 친절하고 상냥하였다.
공항 출입국 직원, 스튜어디스 아가씨, 안내해준 조선족 친구, 그리고 택시 드라이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다.
관광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경치가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