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1952년부터 6년 동안 영국의 여성 고고학자 케트린 케년이 여리고를 발굴하였다.
그 결과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8,000년 전 사람들이 만든 원형 망대를 발견하였다.
비록 작은 건물이지만 이것은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미드보다 5,000년이나 앞선 작품이란 점에서 참으로 놀랍다.
여리고가 이렇게 오래전부터 도시 문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멀지 않은 곳에 요단 강이 흐르고, 유다 산지로부터 흘러내리는 물과 토사는 여리고를 비옥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스라엘에서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샘이 하나 있는데 바로 엘리사의 샘이다.
엘리사가 엘리야의 뒤를 이어 선지자로 막 첫발을 내디딜 때 여리고에서 한 가지 기적을 행한다.
열왕기하 2장에 보면 여리고를 방문한 엘리사에게 여리고 사람들이 여리고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성읍의 위치는 좋으나 물이 나쁘므로 토산이 익지 못하고 떨어지나이다”(왕하2:19, 개역개정판)
표준 번역판에는 “이 성읍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좋지만, 물이 좋지 않아서, 이 땅에서는 사람들이 아이를 유산합니다.” 라고 번역하였다.
히브리 원문은 두 번역의 뜻을 다 포함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리고의 샘은 수질 오염이 심각해서 곡식과 열매가 제대로 맺지 못하고, 심지어 사람들의 건강까지도 위협한다는 뜻이다.
엘리사는 그 샘에 소금을 뿌리므로 물을 정화하였다.
그날 이후 여리고의 물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었다.
해저 300m 아래에 자리한 여리고는 아열대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물 때문에 대추야자 나무(종려나무)가 잘 자라고, 약효 있는 식물, 향료 특히 발삼의 산지로 널리 알려져 향기의 도시라고 하였다.
실지로 로마 시대에 비싼 값에 팔리는 향유의 생산지로 널리 알려졌다.
신명기 34:3에서는 여리고 성을 소개하기를 종려나무 성읍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헤롯은 이곳에 그리스풍의 도시를 건설하고 전차 경기장, 원형 극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풍부한 물을 이용하여 왕궁과 푸른 정원을 만들었다.
여리고는 헤롯 시대의 겨울 수도였다.
우리는 여리고에 도착하자마자 부랴부랴 예수님이 40일 동안 시험받았다고 하는 시험산으로 갔다.
시험산 중턱에 허리띠처럼 긴 수도원이 보이는데 이것은 1895년 그리스 정교회에서 세운 수도원이다.
입증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 예수님이 40일 동안 금식기도 하셨다고 하는 동굴이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산은 여호수아가 보낸 두 정꾼군 라합의 집에서 도망쳐 간 산으로 추정된다. (여호수아 2:22)
이 산은 비록 나무가 없는 붉은 산이긴 하지만, 수많은 동굴이 있어 숨기에 좋은 장소다.
구 여리고에서 신 여리고로 이동하는 중에 삭개오가 올라갔다고 하는 돌무화과 나무에 갔다.
이미 사방은 어두컴컴하였다.
한때 우리말 성경에 뽕나무로 번역되기도 하였지만, 사실은 요단 평야의 밀밭 사이에서 흔히 자라는 돌무화과 나무다.
비록 무화과와 계통은 다르지만, 무하과와 비슷한 야생 열매를 맺기 때문에 돌무화과 나무라 불린다.
나는 1,000년이나 된다고 하는 돌무화과 나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삭개오가 예수님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런 나무에 올라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도 예수님이 직접 걸으신 유대 땅에 와서 예수님을 경험하기를 소망하였다.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보지 못하고 믿는 자가 복되도다."하신 것처럼 나는 이스라엘 땅을 두루 다니면서 주님은 보지 못하였지만 이곳의 지형, 기후, 문화, 풍토 등을 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새롭게 보는 눈이 열리기를 소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