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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l 10. 2015

인도, 바라나시에서 첫 날

인도 여행기

알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

드디어 인도다. 

인도에 도착하고도 쿨쿨 잠만 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가 깨우지 않아도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옆방의 두 사람은 벌써 일어나서 커피를 준비하고 나를 부른다. 

핸드드립 커피 향이 진하다.

아침에 부스스한 모습과 아직도 비몽사몽 중인 머리를 커피로 깨운다. 

이제 드디어 인도에서의 하루가 시작이다.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다만 가이드를 하기로 한 임한중 선교사만 여유 있게 일어난다. 

호텔에서 준비한 간단한 식사를 하고서 인도의 전통차인 짜이 한잔을 즐긴다. 

이제 국내선 항공기를 타고서 바라나시로 이동할 계획이다. 

바라나시는 인도 힌두교의 7대 성지중 하나로서 갠지스 강 옆에 위치하여 풍광이 수려한 곳이라 더욱 기대된다. 

어젯밤에 보지 못한 인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인도 특유의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카레 냄새인지, 몸냄새인지... 

공항은 현대적이어서 인도의 급속한 발전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비행기 탑승객들, 특별히 인도인들은 남의 자리를 자기 자리인양 버젓이 앉아서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을 보니 아직 선진국이 되기에는 조금 미흡한듯하다. 

하드웨어의 발전은 돈과 기술로 가능할 수 있지만, 시민 의식구조의 변화는 시간이 요원한듯하다. 


바라나시를 향하여 순항하던 비행기가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다시 델리로 회항하게 되었다. 

그냥 델리로 회항한다고만 하지 무슨 문제인지 도무지 알려주지 않는 게 신기하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기다린다는 사실이었다. 

내 왼편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온 할머니는 조용히 책을 읽고 있고, 오른편에 앉은 뚱뚱한 인도 신사는 아무 문자도 없는 핸드폰만 뚫어지게 보고 있다.

스튜어디스는 자그마한 물병을 나누어 주면서 20분 더 기다리라고 한다. 

뚱뚱한 인도 신사는 살짝 코웃음을 치면서 그때 가봐야 안다고 나에게 속삭인다. 

"20분 후에라도 출발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인도 신사의 냉소에 나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바라나시로 비행하게 되었다. 


바라나시 공항에서 내려 숙소까지 가는 택시 안에서 기사는 인도의 가장 성스러운 곳에 도착한 것을 환영한다고 낭랑하게 소리친다. 

그렇지만 내 눈에는 한마디로 혼돈과 무질서로 가득한 도시였다. 

자동차들은 백미러도 없고 오직 앞만 바라보고 전진하였다. 

중앙선도 없고 여기저기 빽빽 경적 소리만 귀청을 찢는듯하다. 

차도에는 소,개, 온갖 동물이 나와 있고, 수많은 오토바이, 릭샤, 자전거, 리어커, 사람들이 뒤엉켜서 정신을 쏙 빼놓게 하였다. 

바라나시가 속한 우따르뿌라네시주 인구가 2억이라니 그 규모에 가히 위압 당하게 된다. 

인산인해였다. 

나는 바라나시에서 인도의 속살을 드디어 조금씩 보게 되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5시가 다 되어서 갠지스 강가로 나갔다. 

가트라고 하는 계단식 목욕장이 강변을 따라서 4킬로나 뻗어 있었다. 

인도 남자들은 벌거벗은 체 하늘을 향해서 경건하게 합장을 하고 갠지스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보기에는 더러운 물이었지만, 그들은 한없이 엄숙하였다. 

보트를 타고 갠지스 강을 유람하는 중 강 집사가 가이드인 힌두 청년에게 갠지스 강에 발을 담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나중에 발을 다시 깨끗하게 씻을 거면 담그어도 좋다고 말한다. 

강변의 화장장에서 사람들을 화장시키고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나무를 아끼기 위하여 화장을 하다 중간에 물을 뿌려서 불타던 나무를 빼는 것을 보았다. 

결국, 타다 남은 시신들은 옆에 줄 서서 기다리던 개들이 뜯어 먹고 있었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장례식을 성스러운 예식이라 하여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하였다. 

차라리 창피하니까 찍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될 텐데...


저들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무엇일까?

힌두교도 불교의 윤회설과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죽음을 맞이한 인간에 대하여 최소한의 존중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인도의 장례예식은 아무래도 거부감이 있었다. 


밤늦은 시간에 아르띠뿌자를 보았다. 

365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많은 사람이 모여서 행하는 힌두예식이다. 

종소리, 경전 낭독하는 마이크 소리, 박수 소리 

힌두 예식의 소음은 정말 머리를 지끈 지끈 아프게 할 정도로 크다. 

앞에 나와서 예식을 치르는 힌두 대학생들은 그저 형식적으로 대충대충 행하는 것이 외국인인 내 눈에도 보일 정도였다. 

알고 보니 바라나시 힌두 대학생들이 알바로 그 일을 한다고 한다. 

광화문의 성의 없는 성문 교대식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쓰름하였다. 

예식을 치루는 브라만들보다 오히려 예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진지하고 경건했다. 

종교가 타락하면 일반 백성들이 그 무지몽매함에서 고통받는 것은 어디나 똑같은듯 하다. 

인도 여행기 

8. 눈물의 초코파이 - 슬럼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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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빨래하는 사람들

4. 마사지와 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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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도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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