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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Dec 06. 2016

바알 앞에 무릎꿇은 사람들

아모스

나 야훼가 선고한다.

이스라엘이 지은 죄,

그 쌓이고 쌓인 죄 때문에

나는 이스라엘을 벌하고야 말리라.

죄 없는 사람을 빚돈에 종으로 팔아넘기고,

미투리 한 켤레 값에

가난한 사람을 팔아넘긴 죄 때문이다.

너희는 힘없는 자의 머리를 땅에다 짓이기고

가뜩이나 기를 못 펴는 사람을 길에서 밀쳐낸다.

저당물로 잡은 겉옷을

제단들 옆에 펴놓고 그 위에 뒹굴며,

벌금으로 받은 술을

저희의 신당에서 마신다.(암2:6-8 공동번역)


아모스는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선지자가 아니며 선지자의 아들도 아니라.' 하였다.(암7:14) 그러면 아모스는 어떤 사람인가? 오늘날로 말하면, 그는 평신도였고 이름 없는 백성이다. 그는 양치기요, 뽕나무 재배자였다. 지위나 부나 영향력이라곤 전혀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베들레헴 남쪽 6마일 되는 곳에 드고아라는 험준한 지역에서 양이나 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왜 사람들 앞에 나서서 소리를 높여 하나님의 공의를 외쳐야 했을까?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5:24)


아모스가 살던 시대는 이스라엘 역사상 엄청난 번영과 풍요를 누리던 시기였다. 여로보암 2세는 이스라엘 오므리 왕조의 영광을 재현하였다. 잃었던 많은 영토를 회복하였기에 여로보암 시대를 백은 시대(silver age)라고 불렀다. 이 시대는 정치적 평화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도 누렸다. 북 왕국 사마리아에서 발굴한 주전 8세기 건축물은 상아로 장식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은 겨울과 여름 별장을 구분하여 지었다.(암3:15) 화려한 저택에서 가장 좋은 향유를 몸에 바르고, 대접으로 술을 퍼마시며, 어린 양과 송아지를 먹으면서, 마치 자신이 다윗이나 된 듯 음악을 즐겼다.(암6:4-7) 문제는 이것이 일부 귀족들과 왕족들만 누리는 작태라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의 농노가 되어 일생 착취만 당하였다. 부자 한 명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수천수만의 사람이 피땀을 흘려야 했다. 보다 못한, 아니 참다못한 아모스는 소리를 높여 외쳤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무도 아모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지만, 그래도 외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바알 신

당시 이스라엘은 바알(물질)을 숭배하였다. 바알 숭배의 결론은 언제나 일부 귀족과 왕족에게 부와 권력을 안겨 주었다. 그들은 호사를 영위하기 위해 백성을 압제하고 수탈하였다. 백성의 가난과 희생 위에 저들은 안락을 누리며 거들먹거렸다. 상아 침상에 누워서 눈짓 하나로 사람을 종 부리듯 하였다. 그러므로 그들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기존 체제가 혼란스럽게 되거나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 하였다. 체제 안정, 정국 안정은 부자의 구호였다. 언제나 자신들이 편안히 살도록 내버려 달라는 요구일 뿐이었다.


아모스 시대는 물질(돈)이 세상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일부 부유층과 권세자들만 떵떵거리며 살도록 하는 체제였다. 아모스 당시나 지금 이 시대나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오늘 국회에서는 기업 총수들을 불러다 심문하듯 추궁하는 정치인들을 보았다. 자신은 기업의 검은돈과 전혀 상관없는 척 큰소리치지만, 그건 사실 허구다. 여든 야든 기업과 결탁하지 않은 정치인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피선거권은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이다. 40세 이상 국민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으며, 25세 이상 국민은 국회의원 후보로 나설 수 있다. 물론 대한민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선거권 정지 또는 상실된 자는 후보가 될 수 없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것처럼 말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무나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돈이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되려면 얼마나 들까? 법이 정한 액수만 정직하게 사용한다면, 2016년 전국 평균액은 1억 9천만 원이다. 대통령이 되려면 돈을 얼마나 사용할까? 2012년 중앙 선관위에서 제18대 대통령 선거비용을 559억 7,700만 원으로 제한하였다. 가히 천문학적 액수다. 이 돈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모을까?


각 당의 열렬 지지자들이 정치 후원금을 낼지도 모른다. 법이 정한 정치 후원금 제한액은 연간 2천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한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려면, 어마어마한 부자여야 하거나 아니면, 후원금을 모집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미국 속담에 ‘돈이 말한다.(Money Talks)’는 말이 있다. 돈이 곧 권력이다. 기업으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라 하지만, 어찌 저 큰 돈이 기업으로부터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기업은 사람과 달리 양심도, 신념도, 감정도, 생각도, 욕망도 없다. 오직 이익만을 위하는 기업의 돈을 받는 것은 곧 바알에게 무릎 꿇는 것과 같다. 문제는 현 정치체제가 돈 앞에 무릎 꿇게 만들고, 돈 없으면 국회의원도 대통령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명백히 바알의 정치체제다. 성경적으로 악이며 매우 역겨운 정치체제다. 시사포커스 2016년 11월 23일 자 기사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등 5대 기업이 총 808억 원을 최순실 일당에게 주고 약 3조 7천 858억 원의 이익을 얻었다고 한다. 결국, 돈을 움켜쥐고 있는 기업이 곧 바알(主人)이고 정치인은 하수인일 뿐이다. 아모스 시대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부자와 권세자만 호의호식할 뿐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바알의 종일 뿐이다. 어느 세상이건 의회나 정부에서 먼저 변화를 시작하는 법은 없었다. 백성을 위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이었다. 변화는 언제나 정치권 밖에서 시작된다. 견디다 못한 수백만 사람이 ‘이제 도저히 못 참겠다. 바꾸어야 하겠다.” 외칠 때야 정치가들은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아모스 같은 시민이 일어서서 외치기 시작하였다. 한 명 두 명 모여 마침내 거대한 촛불을 이루었다. 거리의 열기가 또 한 번의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물질 앞에 고개 숙이고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에게 이 나라를 맡겨서는 모두 말아먹을 것 같아서 눈 부릅뜨고 감시하며 똑바로 하라는 요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1조 2항) 정치인, 언론인만 믿을 수 없다. 주권자인 국민이 이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야 할 때다. 기독교도 눈을 뜨고 깨어 있어야 한다.


바알은 가나안 지방의 ‘풍산(豐産) 종교’의 주신이었습니다.

바알은 자기를 섬기는 자에게 풍성한 추수와 번창한 미래를 약속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거짓이다. 일부 부유층과 권세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약속이다.)

바알 종교는 기복종교의 원조입니다.

‘건강과 번영의 복음’을 파는 종교입니다.

구미에 당기는 종교적 상품을 파는 종교입니다.

언제나 장사가 잘되었습니다.

슬프게도 한국 기독교가 바알 종교의 영향을 상당히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류호준)


참고도서

1. 느비임 예언서 연구 / 김영진 지음 / 한들출판사 / 2006년

2. 예언자와 약자 / 림버그 지음 / 이군호 옮김 / 대한기독교출판사 / 1981년

3. 신앙과 학문 / 서철원 지음 / CLC / 1988년

4. 하나님 편에 서라 / 짐 월리스 지음 / 박세혁 옮김 / IVP / 2014년

5. 일상신학사전 / 류호준 지음 / 포이에마 /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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