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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pr 14. 2017

결론이 뻔한 드라마

1999년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식스 센스 영화를 개봉하였다. 영화를 본 사람마다 추천하였다. 영화를 추천하는 사람들마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면서도 “결론을 알면 재미없어.”하여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였다. 마침내 영화관을 찾아갔다. 정말 영화는 마지막에 기가 막힌 반전으로 나의 등골을 서늘하게 하였다. 너무나 재미있어서 TV에서 다시 보았는데 처음 보았을 때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결론을 알고 나니 영화가 시시해졌다.

https://youtu.be/pUNoEtMCMjI 

가끔 어머니 집에 가서 식사할 때가 있다. 늘 혼자서 집을 지켜야 하는 어머니는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빠져 계신다. 본 방송에 재방송을 여러 차례 보다 보니 84세 어머니는 드라마의 여왕이 되셨다. 식사하는 동안에도 드라마를 틀어놓으신다. 그리고 옆에서 자꾸 설명하신다. 등장인물의 관계며, 누가 누구를 속이고 있는지, 때로 드라마가 실제 이야기인 양 분통 터져 하기도 하신다. 설명하면 재미없으니 말씀하지 말라고 하여도 멈추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 어머니 같으시다. 우리에게 인생의 결론이 어떠한지 자세히 설명하신다. 요한 계시록뿐만 아니라 성경 곳곳에 종말에 될 일과, 새 하늘과 새 땅을 설명하신다. 그리고 우리를 그곳으로 인도하시겠다고 확언하신다. 결론을 다 알고 나면 재미없을 것 다 아시면서도 하나님은 멈추지 않으신다.


왜 하나님은 우리에게 인생의 결론, 세상의 결론, 우주의 결론을 말씀하실까? 인생을 재미없게 살라고 알려주시는 것일까? 하나님께서 책임지고 결론으로 이끌어 갈 테니 인생 대충 살라는 것일까? 하나님은 왜 자꾸 결론을 강조하시는 것일까?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는 그의 작품 ‘이방인’, ‘시지프스의 신화’, ‘페스트’ 등을 통해 이 세상이 부조리함으로 가득 차 있음을 말한다.  카뮈는 부조리한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반항밖에 없다고 하였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로

어머니 장례 행렬에 지쳐가는 뫼르소에게 간호사는 말했다.

 "이런 무더운 날씨에는 천천히 걸으면 일사병에, 그렇다고 빨리 걸으면 땀이 많이 나 탈수할 수도 있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어차피 죽을 인생임을 깨닫는다. 인생의 허무함 속에서 그는 아랍인을 쏴 죽이고 사형을 받는다. 왜 쏘았냐고 묻는 말에 그저 “태양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유가 없다. 묻지 마 살인이다. 부조리함으로 가득한 세상에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것은 반항 뿐이다.


1957년 스웨덴 한림원은 알베르 카뮈에게 노벨상을 주면서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라고 평하였다. 카뮈가 말한 대로 세상은 부조리하다. 사단은 공중권세 잡은 자로서 이 세상을 부조리함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보실 때 죄악으로 가득 찼고, 사람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도 다 악하였다. (창6:5) 안타깝게도 알베르 카뮈는 결론을 몰랐다. 단지 부조리한 세상, 부조리한 인생이라는 사실만 알았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인생의 결론과 세상의 결론을 알려주신다. 왜? 인생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잘못된 환상을 가지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는 절대 천국이 아니다. 이곳은 광야일 뿐이다. 사나운 모래바람이 언제 어디서 불어올지 모르는 곳이다. 그 어디에도 마음 편히 쉴 곳이 없는 세상이다. 끊임없는 갈증으로 고통스러운 곳이다.


인간은 이 땅의 사람으로 창조되지 않았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 만족이 없다. 억만장자라 할지라도, 최고 인기를 누리는 톱 탤런트라 할지라도, 세상 모든 사람이 허리를 굽신거리는 권세를 가졌다 할지라도 인간은 만족을 누리지 못한다. 이 땅에 참된 행복, 참된 만족, 참된 기쁨은 없다. 절대 없다. 세상은 부조리할 뿐만 아니라 헛되다.


하나님께서 결론을 알려 주신 까닭은 분명하다. 괴롬 많고 눈물 많은 이 세상을 살아갈 때 힘을 내라고 알려주신다. 인생길이 그리 길지 않다고. 곧 끝난다고. 그때 참 만족과 기쁨과 행복을 누릴 본향이 있음을 기억하라고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고후4:17)


하나님께서 결론을 알려주신 것은 이 험한 세상 우릴 홀로 버려두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아무리 멀고 힘든 길이라도 끝까지 같이 가 주시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므로 광야 길인데도 우린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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