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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pr 13. 2017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마태복음 27:46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이다. 독일의 신학자 슈미델(P. W. Schmiedel, 1851~1935)은 예수님의 삶을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점검하고 합리적으로 볼 때 이 말씀만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틀림없다고 하였다.


마틴 루터는 고난 주간 중에 이 말씀을 묵상하였다. 그는 오랫동안 음식도 먹지 않고 같은 자세로 꼼짝 않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하늘의 빛을 본 것처럼 깨우침을 얻은 후 일어나 소리쳤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버리셨다! 누가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가?”

그렇다 이 말씀은 십자가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플로센부르크 수용소에서 나치에 의해 처형된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외친 이 말씀은 기독교 메시지의 핵심일 뿐 아니라 성경 전체의 중심이라고 하였다.


분명한 사실은 예수님은 버림받으셨다.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예수님은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다. 하늘 영광의 보좌를 버리시고 죄 많은 이 땅에 오셨다. 사람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으시다 마침내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으셨다. 주님은 죽음 앞에 자신의 신성을 내려놓으셨다. 주께서 우리의 구원을 이루기 위하여 모든 권세와 능력과 자리를 다 내려놓으셨다.


주님은 우리의 모든 죄 짐을 지고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셨다.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주님이 다 짊어지셨다.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육체의 고통뿐만 아니라 영혼의 고통은 더욱 심했다. 주님은 고난당하는 척, 아픈 척하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고난받으셨다. 사람에게 외면당해도 마음이 찢어지거늘 하나님께서 외면하시면 그 고통은 감당할 자가 없다.


사도신경에는 예수님께서 “음부에 내려가셨으며”라는 말이 덧붙여져 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 문답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큰 고통과 중대한 시험을 당할 때에도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지옥의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 구원하셨음을 확신하고 거기에 풍성한 위로를 얻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분은 그의 모든 고난을 통하여 특히 십자가에서 말할 수 없는 두려움과 아픔과 공포와 지옥의 고통을 친히 당하심으로써 나의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주님은 지옥의 고통을 맛보셨다. 어느 사람이 예수님의 고통과 고난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말 주님께서 버림받은 이유를 모르셔서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물으셨을까? 아니다. 주님은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계셨다. 주께서 제자들에게 여러 차례 자신이 십자가를 지고 죽어야 함을 말씀하셨다. 주님은 마지막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시면서 말씀하셨다.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예수님을 믿지 않고 비방하는 자들은 예수님의 이 질문은 고통 가운데 절망하여 외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제 하나님과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기에 울부짖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얼마나 아픈지 둘러선 모든 사람에게 증인 되어 달라고 소리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 주님께서 십자가상에서 하신 이 말씀은 시편 22편 1절 을 인용한 것이다. 주님은 십자가의 큰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있었다. 자신의 모든 삶이 말씀대로 이루어짐을 알고 계셨다. 주님은 구약에서 메시아를 언급한 말씀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알고 계셨다. 이제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마지막 정점에서 주님은 고통가운데 말씀에 집중하였다. 주님은 시편으로 기도하셨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성경 저자들도 이 말씀을 중요시하였기에 원문과 해석을 동시에 기록하였다.


주님은 버림받는 그 순간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을 찾으셨다. 주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부여잡았다. 설령 하나님께서 자신을 외면하시고, 버리신다 할지라도,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의지하리라. 바로 그 믿음이 버림받음을 극복하는 열쇠다. 절대 어둠, 음부의 고통, 영적 단절, 아무런 소망 없는 자리, 더는 떨어지려야 떨어질 곳 없는 나락에서 주님은 “나의 하나님”을 외쳤다. 주님은 구원의 길이 무엇임을 확실하게 보여주셨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주 흔들리고 넘어지고 쓰러진다. 환난과 시험이 다가오면 우리는 의심한다.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는가?”

“하나님은 나를 외면하셨는가?”

“하나님은 나를 버리셨는가?”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설령 지옥의 음부에 떨어져도 우리가 의지할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다. 하나님은 누가 뭐래도 나의 하나님이시다.


참고도서

1. 존 칼빈, 그리스도의 구속사역, 엄성옥 옮김, (서울 : 은성, 1993)

2. F.F. 브루스, 예수의 난해한 말씀들, 정명섭 역, (서울 : 요단출판사, 1986)

3. 헬무트 틸리케, 그리스도와 삶의 의미, 이계준 옮김, (서울 : 대한기독교서회, 1983)

4. F.W. 크룸마허, 고난받는 그리스도, 서문강 옮김, (서울 : 지평서원, 1987)

5. 찰스 스펄전,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능력, 정정숙 옮김, (서울 : 예수전도단, 2001)

6. 하비 콕스, 예수 하버드에 오다, 오강남 옮김, (서울 : 문예출판사, 2005)

7.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독립개신교회 교육위원회, (서울 : 성약출판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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