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같은 마음으로

by Logos Brunch

어렸을 적 용돈 좀 벌어보겠다고 친구와 나는 아이스케키 장사를 한 적이 있다.

먹을 것이 넉넉지 않던 시절이었다.

아이스케키는 감미료, 향료, 색소 등을 섞은 물에 막대기를 꽂아서 얼린 얼음과자이다.

지금 먹으라고 하면 아무도 사 먹지 않을 얼음과자지만, 그때에는 최고의 인기 상품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친구와 나는 아이스케키통을 가지고 시내로 나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나는 숫기도 없고 사업적 수단도 없었다.

친구는 그래도 나보단 조금 나았다.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이스케키!~~~’를 외치다 결국 더위에 지친 우리는 나무통을 의자 삼고 앉아서 그 얼음과자를 다 먹어버렸다.

그 날 나는 돈 버는 재주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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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50년이 넘게 살았지만, 아직까지 내 이름으로 된 집을 가져본 적이 없다.

얼마 전 교회에서 관리집사 집을 사는데 목사님 이름으로 하면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되니 그렇게 하잖다.

부동산 쪽에서 일하는 재정집사의 말에 난 아무 생각 없이 “그리하지요.” 답했다.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되니 유익한 일 아닌가?

너무나 쉽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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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회 시간에 장로들이 나에게 뭐라 한다.

“아니 목사님 관리집사 집을 목사님 이름으로 사면 어떡합니까?"

“목사님 이름으로 임대아파트라도 분양 받으면 목사님 사택으로 쓸 수 있는데."

“목사님 명의를 그런 식으로 가볍게 쓰시면 어떡합니까?"

그때야 내 명의의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지 알았다.

“행정 소송이라도 하셔서 관리집사 사택 명의를 교회 명의로 바꾸시지요."

돈에 대한 아무 관념이 없는 나는 또 한 수 어렵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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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목사가 된 지 15년이 되었건만, 내 사례비 올려달라는 말을 잘 못해서 지금까지 그냥 받던 대로 살고 있다.

아이들 외국에서 공부하는 데 정말 어렵고 힘들 때가 많았다.

그래도 누구에겐가 손을 벌리지 못하는 내 성격에 벙어리 냉가슴 앓을 때가 많았다.

가족 형제들에게 말 못하고 끙끙 앓다가 알아서 도와주면, 그때야 고맙다고 받는 좀팽이 같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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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금까지 목돈이라곤 만져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난 언제나 부자 같은 마음으로 산다.

돈이 많아 부자가 아니라, 마음이 넉넉해야 부자라는 생각은 언제나 변함없는 든든한 내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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