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을 보았다. 자기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에 힘썼던 젊은 청년들의 이야기다.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여 만들었느냐는 생각하지 않았다. 원래 다큐멘터리 영화나 실화 영화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이건 정말 순수한 오락 영화다. 그냥 허리띠 풀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면 2시간 내내 흥미 진지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박진감 넘친다. 뭐, ‘도둑들’이란 영화를 만든 최 감독이니 대충 짐작이 되지 않을까? 독립운동에 오락성과 상업성을 적절히 믹스한 영화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도둑들 출연진들만큼이나 호화로운 캐스팅이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아주 산만하게 흘러간다. 나중에 어떻게 마무리를 할까 염려했는데 역시나 마무리에 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그래도 그때 그 시절 독립운동을 하면서 살았던 우리 선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주니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김구전기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픈 생각이 들게 한다. 그거라면 최소한의 성공은 아닐까?
이 영화를 두고 저열한 상업주의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상업성 없는 영화가 어디 있는가? 어떤 이들은 이 영화가 역사적 고증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아쉬움을 표한다. 뭐 그럴 수 있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다. 난 그저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온다면, 나중에 '좀 더 나은 스토리에 보다 나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최동훈 감독을 뛰어넘는 재미와 역사적 교훈을 담아내는 감독이 많이 나오기를 진정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