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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l 26. 2015

인도 여행기 - 마사지와 라씨

인도는 정말 사람들과 소음이 가득한 나라이다. 

청각이 예민한 사람은 인도에 오면 안될 것 같다. 

나같이 무딘 사람도 길거리에 나서면 온갖 경적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자동차 경적 소리, 오토바이 경적 소리, 릭샤의 경적 소리, 정말 누가 누가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나 경쟁하는 것 같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릭샤를 타고 이동하는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가운데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블루라씨라고 하는 가게를 찾아 가기로 했다. 

미로와 같은 골목을 누비며 걸어가야 한다.

좁은 골목에 오토바이도 지나가고 소들과 사람들이 버젓이 소변을 보고 있는 좁은 길을 따라 걸어갔다. 

온갖 냄새와 지저분함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의 연속이다. 

요구르트에 각종 과일을 넣어서 판매하는 블루라씨라는 작은 가게는 비좁은 골목에 있다. 

그러나 바라나시를 찾는 외국인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오는 가게이다. 

더군다나 와이파이까지 설치되어 있으니 외국인들이 피곤에 지친 발걸음을 쉬면서 인터넷도 하는 쉼터이기도 하다. 

맛 또한 일품이고 가격도 저렴하여서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은 가게이다. 

블루라씨 


가게를 나와서 어젯밤 힌두 예식을 행하던 메인 가트를 향하여 골목길을 두 시간여 걸었다. 

마침내 메인 가트에 도착한 우리는 피곤에 지친 발걸음을 잠시 쉬고자 계단에 걸터앉았다. 

한창 쉬고 있는데, 웃통은 벌거벗고 허리 아래로 힌두 특유의 옷을 입은 인도인이 내게 와서 다짜고짜 손을 잡는다. 

그리고 내 오른손을 잡고 주무른다. 

알고 보니 마사지란다. 

25루피(500원 정도) 밖에 안되니 마사지를 받으라고 한다. 

한번 받아보라고 권면하는 임한중 선교사님의 권면에 못 이기는 척 받았는데 그게 함정이었다. 

이 인도인은 내 손을 잡고 안마를 시작하면서 머리를 주무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서서히 나를 이끌어 계단 아래로 끌고 내려간다. 

한번 시작한 마사지는 끝날 줄을 모르고 계속된다. 

결국, 소가 옆에 누워서 오줌을 싸고 있는 땅바닥에 눕게 한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전신 마사지를 시작한다. 

맨땅바닥에서 받는 마사지를 받는 외국인이 신기한지 인도인들이 빙 둘러서서 구경한다. 

심지어 인도의 구걸하는 여인조차 다가와서 우리를 쳐다본다. 

다행히 아는 사람들이 없기에 맨바닥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본다. 

인도 하늘은 정말 푸르다. 

그곳에 누워서 마사지를 받고 있으니 내가 마치 인도의 한 부분이 된 것 같다. 

하지만 계속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창피해서 더는 마사지를 받을 마음이 생기지 않아 일어서려고 하지만 이 사람은 나를 잡고서 놓지를 않는다. 

결국, 마사지가 끝났을 때는 25루피가 아닌 100루피로 값이 올랐다. 

전신 마사지를 했기 때문에 100루피를 달라고 한다. 

그럴 줄 알았다. 

그러나 별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이게 바로 인도인의 삶의 방식이다. 

인도에서 누가 무엇을 준다면 그 어떤 것도 공짜는 없다. 

가난한 인도인들을 누가 탓하랴!

인도 여행기 

8. 눈물의 초코파이 - 슬럼가 학교

7. 최악의 델리 여행

6. 인도 요리

5. 빨래하는 사람들

4. 마사지와 라씨

3. 바라나시에서 만난 철수 

2. 바라나시에서 첫 날

1. 인도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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