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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pr 02. 2019

유발 하라리와 시편 저자의 행복론

인간의 진정한 필요가 무엇인지 밝히며 그 유일한 해결책 내지 치료책을 밝히는 것이야말로 설교의 주된 임무이다. - 로이드존스


사람은 행복을 추구한다. 시편이 쓰일 당시에나 지금에나 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로이드존스는 “인생과 역사와 문명 이야기 전체는 행복을 추구하는 큰 노력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였다. 이점은 세속 역사가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도 동의한다. 그는 인류 역사는 힘과 통합과 행복을 추구하였다고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인류는 힘을 축적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통합을 이루는 데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행복만큼은 아직도 이루지 못한 상태에 있다고 한다. 


유발 하라리는 행복에 대하여 두 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심리적이고 다른 하나는 생물학적이다. 심리적인 수준에서 보면, 행복은 객관적 조건보다 기대치에 달려 있다. 기대가 충족되면 사람은 행복해진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고, 기대치는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올라가고 인간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또 노력한다. 그러니까 기대치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인간은 끝내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없다. 


기대치가 높아지는 예를 그는 미의 기준으로 설명한다.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평범한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 미의 기준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미디어와 통신이 발달한 현재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만을 뽑아서 계속하여 보여준다. 오늘날 과학이 발달하여  영양상태와 의료 혜택을 받아 과거보다 피부나 얼굴이나 모든 면에서 상당히 좋아졌지만, 미의 기준이 대한민국에서 최고 예쁜 남녀로 높아졌기 때문에 우리는 만족할 수 없다. 


둘째로 생물학적인 수준에서 보면, 기대와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이 아니라 인간의 생화학적인 조건이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생화학적 기제가 작동하였기 때문이지 조건 때문이 아니다. 


그는 땅콩을 먹는 다람쥐를 예로 들었다. 땅콩 하나를 먹으면서 느끼는 포만감으로 다람쥐는 5분간 행복감을 느낀다고 하자. 다람쥐의 행복감은 땅콩 자체가 주는 것이 아니라, 땅콩을 먹을 때 다람쥐 안에 생화학 반응이 일어나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 돌연변이가 일어나 땅콩 하나의 행복감이 영원히 지속한다면, 다람쥐는 어떻게 될까? 다람쥐는 행복감에 도취하여 더는 땅콩을 찾지 않을 것이고, 마침내 영양실조로 죽을 것이다. 그런 유전자는 자연도태되고, 짧은 행복감으로 평생 불만족하며 살아가는 다람쥐가 번식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현대 의학은 인간의 생화학적 기제를 변화시켜 행복감을 연장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하여 진통제를 만들고, 우울증을 없애기 위하여 항우울제가 나오고, 행복감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포폴, 마취제, 마약으로 발전한다. 현대 의학은 인간에게 해가 되지 않는 마약을 개발하는 단계가 되었다. 만일 그런 약품을 사용하여 평생 행복하게 되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유발 하라리는 생화학 약품은 결코 답이 될 수 없을 거라고 단언하였다. 그러면 행복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인간의 행복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진실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하지만, 그는 그 진실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시편 저자는 행복을 얻는 일이 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인간이 행복을 찾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으로 찾기 때문이다. 행복은 행복을 추구할 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체의 해가 없는 생화학 약품을 사용하여 행복하면 인간은 행복할까? 유발 하라리도 언급한 것처럼 생화학적으로는 행복할 수 있어도 인간의 깊은 곳- 그는 무신론자이기에 결코 영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 에서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인간은 오히려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생화학 약품이 답이 아니라면, 인간의 외적 조건을 만족시키면, 행복해질까? 한동안 사람들은 조건이 행복을 가져다줄 거로 생각해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에 관심을 집중하였다. 그러나 그건 어리석은 짓이다. 


유발 하라리는 높은 수준의 부, 안락, 안전을 누리는 선진국의 자살률이 가난한 나라보다 훨씬 높다는 통계를 제시하였다. 가난과 정치적 불안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 페루, 아이티, 필리핀, 가나에서는 매년 10만 명당 다섯 명이 안 되는 사람이 자살한다. 반면 스위스와 프랑스, 일본, 뉴질랜드 같은 부유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는 매년 10만 명당 열 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현재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 안에 들어섰다. 한국의 연간 자살률은 10만 명당 서른여섯 명이다.


행복은 결코 외적 조건과 상황에 달리지 않는다. 행복은 목표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편 저자는 아주 명확하게 말한다. 행복은 ‘악인의 꾀’를 피해야 한다. 악인의 꾀는 사악한 사람의 꾀란 뜻이 아니고 하나님 없다 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말한다. 그것은 세상의 사고 체계요 풍조이다. 


로이드존스의 설명에 따르면 ‘악인’이란 단어에 ‘불안하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자기가 분명히 아는 것이 없으므로 불확실하고 불안해 한다. 하나님을 제외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는 아무리 지혜롭고 뛰어나다 해도 결국 그 답은 모르겠다는 말이다. 


둘째로 행복해지려면, 죄인의 길에 서지 마라. 세상은 행복을 위하여 살아간다. 인류 역사가 그렇게 살아왔지만, 절대 행복하지 않았다. 유발 하라리는 과거 조상을 만난 경우를 가정한다. 옛 조상이 우리에게 어떻게 사는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묻는다. 그때 우리는 핸드폰, 컴퓨터, 에어컨, 차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나라의 대통령을 선거로 뽑는 현실과 인권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면, 아마 조상은 ‘너는 정말 천국에 살고 있구나’ 생각을 할 것이다. “너는 매일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일어나 매우 기뻐 온종일 춤추고 노래하겠구나.”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인은 과거보다 훨씬 더 불평하고 불만 가운데 살아간다.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인생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셋째로 행복해지려면, 오만하지 말아야 한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마침내 신이 되려 한다고 설명한다. 그의 책 ‘호모 데우스’가 그 점을 설명한다. 인간은 지식을 쌓고 쌓아서 마침내 신의 자리에 서서 DNA를 조작하고, 생명을 복제하고, 자연계를 제멋대로 파괴하고 있다. 마땅히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셔야 할 자리에 인간이 서서 무슨 짓을 할 것인가 정말 두렵다. 


시편 저자가 말하는 행복의 비결은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법칙과 질서를 따르며, 하나님께서 가르치는 말씀을 매일 같이 묵상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도록 주께서 우리 가운데 오셔서 무한한 사랑과 자비와 긍휼을 베푸셨는데 그 풍성한 은혜를 누리며 사는 것이 행복이다. 주께서 주신 새 생명, 새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행복이다.


참고도서 

1. 마틴 로이드존스, '의인의 길, 죄인의 길', 원광연 옮김 (청교도신앙사 : 서울) 2000년

2.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김명주 옮김 (김영사 : 서울)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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