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가로움

by Logos Brunch

“한가하지만 한가하지 않고 바쁘지만 바쁘지 않으니, 어찌 청량한 삶이 아니겠는가?”- 다산 정약용

aaron-burden-Zl8zGdnNcP8-unsplash.jpg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하나도 바쁘지 않은 데 그런 인사를 받을 때면 쑥스러워집니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바쁘지 않으려고 합니다.


유진 피터슨은 “바쁘다는 말은 헌신의 낌새가 아니라 배신의 낌새”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 비중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바쁘게 움직이고, 바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고 그는 비판하였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당신이 바쁘다면 “나는 왜 이렇게 바쁘지?” 물어보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어쩌면 자기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큰 영향력을 원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만일 당신이 너무 바빠 한가로움을 원한다면, 그 한가로움은 무엇을 뜻하는가요?

단지 넋 놓고 쉬는 것인가요?

잠시 현실 도피하고 싶은 마음인가요?

아니면 무미건조한 삶을 달래줄 즐거움을 원하는 것인가요?


한가로움은 누군가를 위하여 비워놓는 시간입니다.

누군가 전화하였을 때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고 기꺼이 그를 위하여 내어 줄 시간입니다.

한가로움은 누군가를 거절하는 시간입니다.

여기저기서 만나자고 나의 정신을 빼앗아 갈 때, 나 자신을 위한 ‘귀중한 약속’을 뺏기지 않는 시간입니다.


‘나의 멘토인 로이드 존스를 만나는 한 시간’

‘내가 사랑하는 바울과 성경공부 하는 한 시간’

‘내가 경외하는 하나님과 조용히 대화하는 한 시간’


누구보다도 나의 연약함과 허물과 죄악을 알기에 나의 영혼을 위하여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가로운 시간’들입니다.

세상은 나 없이도 너무나 잘 돌아갑니다.

나는 지금 한가로운 시간이 필요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중한 관계, 깨어진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