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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Dec 16. 2020

예배당 종교는 기독교가 아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적 존재로서 숙주를 매개로 하여 성장하는 반생물입니다.

그런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우리의 관념과 생각을 바꾸라고 요청합니다.

우리는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드리는 것이 신앙의 표준이요 생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드리는 행위 자체를 바이러스가 막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순교의 각오를 하고서라도 예배는 드려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예배당과 교회의 관계입니다.

예배당은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말합니다.

교회는 믿는 성도들의 모임을 말합니다.

둘은 비슷한 듯하지만 결코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느새 예배당과 교회를 혼용하여 사용하는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예배당을 교회로 생각하는 데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예배당을 구약의 성전으로 빗대어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현재 한국 기독교는 예배당 종교로 타락하였습니다.

이것은 구약 성경에서 성전 종교로 타락하는 모습과 아주 흡사합니다.


초대교회 스데반 집사는 하나님을 움직이시는 분으로 (Moving God)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메소포타미아 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보이셨고, 하란에 머물 때에도, 가나안 땅에서도, 애굽에서도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함께하셨습니다.

그가 어디로 움직이든지 하나님은 그와 함께 움직이셨습니다.

그건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광야 생활을 할 때에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십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과 교제하는 장소로서 성막을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성막을 만드실 때 직접 설계도면을 주시고, 건축과정에 일일이 개입하셔서 지도하십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브사렐과 오홀리압을 선택하여 그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시고 모든 예술적인 일들을 하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원하여 예물을 드렸으며 성막 짓는 일에 모두 합심하여 동참했습니다.

성막이 완성되었을 때 구름이 회막을 덮고 여호와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히 임하였습니다. (출40:34)

하나님께서 움직이는 성막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만나고, 그들과 동행하심을 매우 기뻐하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의 성전을 지을 때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관여하셨을까요?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성전 건축을 추진하지도 않으시고, 설계 자료를 주시거나, 건축 과정을 감독하지도 않습니다.

솔로몬의 성전은 전적으로 솔로몬의 명령에 따라 지었습니다.

건축 기술자는 가나안 사람인 히람을 불러서 건축하게 하였습니다.

솔로몬 성전 건축의 디자인에 가나안의 영향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히람은 건축의 총 책임자로서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열왕기서는 기록하였습니다. (왕상7:14,40)

성막 건축 때와 달리 이스라엘 백성은 과도한 세금과 막중한 강제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그 일은 나중에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나누어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솔로몬의 성전이 완성되었을 때 여호와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하였습니다.(왕상8:11)

하나님께서 건축에 개입하지는 않으셨어도 추인은 해주었다고 해야 하겠지요.


솔로몬은 자신이 지은 성전의 의미를 알았을 것입니다.

열왕기서 저자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히람이 솔로몬 왕을 위하여 여호와의 전의 모든 일을 마쳤으니”

솔로몬의 성전은 여호와를 위하여 지은 것이 아니라 솔로몬 왕을 위하여 지었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의 성전은 솔로몬의 이름을 드높이고, 솔로몬의 영광을 드러내었습니다.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는지 솔로몬은 성전 봉헌 기도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왕상8:27)

그는 자기가 지은 크고 웅대하고 화려한 성전이 여호와 하나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은 한 장소에 붙잡아 맬 수 있는 분이 아니십니다.


솔로몬 성전 이후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이라는 건물에 눈이 멀어 여호와 하나님은 사라지고, 의식과 형식만 남고 조직과 시스템만 남은 성전 종교로 변질시킵니다.

성전은 그저 예배하는 장소로만 사용하였지, 그 안에서 온갖 우상숭배가 범람합니다.

우상 숭배의 본질은 복 받기 위함이고,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입니다.

지금 한국 교회도 솔로몬의 성전처럼 휘황찬란하게 짓고서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하나님께 기도하고 예배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건 하나님의 전에서 우상숭배 하던 이스라엘과 다를 바 하나도 없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이스라엘 백성의 예배를 역겨워하십니다.

이사야는 외칩니다.

“무엇하러 이 많은 제물들을 나에게 바치느냐? 나 이제 숫양의 번제물에는 물렸고 살진 짐승의 기름기에는 지쳤다. 황소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는 보기도 싫다. 너희가 나를 보러오는데 도대체 누가 너희에게 내 집 뜰을 짓밟으라고 하더냐? 더 이상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마라. 이제 제물 타는 냄새에는 구역질이 난다. 초하루와 안식일과 축제의 마감날에 모여서 하는 헛된 짓을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이사야 1:11-13, 새번역)


말라기 선지자는 외칩니다.

“너희 가운데서라도 누가 성전 문을 닫아 걸어서, 너희들이 내 제단에 헛된 불을 피우지 못하게 하면 좋겠다! 나는 너희들이 싫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너희가 바치는 제물도 이제 나는 받지 않겠다.”(말1:10, 새번역)


마침내 에스겔 선지자는 하나님이 성전을 떠나시는 장면을 장엄하게 묘사합니다.

이스라엘의 최대 복은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은 모든 천사와 그룹을 다 데리고 성전을 떠나십니다. (겔10:18)

이스라엘은 바벨론에 의해 멸망합니다.

성전은 무너지고, 언약궤는 약탈당하고, 제사장들은 사라집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드렸던 제사와 제물과 의식과 형식과 건물과 기구와 모든 것을 싹 쓸어 쓰레기통에 버리셨습니다.

여호와의 임재의 상징인 언약궤도 그렇게 하셨습니다.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그렇게 하셨을까요?

성전 종교의 끝판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왔을 때 제일 먼저 한 것이 성전 건축입니다.

스룹바벨과 에스라와 학개는 성전을 재건하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제 2 성전이라고 하는 스룹바벨 성전 건축에 하나님은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솔로몬 성전 건축 완공 후 하나님의 영광이 임했다고 했는데 스룹바벨 성전에는 그런 일도 없었습니다.

성전 건축 과정에 대한 기록도 아주 짤막하게 사실만 나열할 뿐입니다.

떠나셨던 하나님이 돌아오셨다는 기록도 없습니다.

스룹바벨 성전에는 언약궤도 없었습니다.

최소한으로 갖추어야 할 것도 갖추지 못한 성전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제2성전이 만든 것은 유대교입니다.

마치 중세시대 두, 세 명의 교황이 서로 자기가 교황이라고 주장하였듯이 유대교도 똑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위에 있는 권세인 그리스와 로마라는 세속 권세에 어떻게 하면 인정받고 실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권력다툼을 벌이는 제사장 그룹만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들의 끝판 왕이 바로 헤롯에 의해 증축된 헤롯 성전입니다.

헤롯 성전은 화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모세가 지은 성막의 높이는 10규빗(약 4.6미터)이었습니다.

솔로몬의 성전은 30규빗(13.7미터)으로 커졌습니다.

헤롯 성전은 그보다 세 배 이상 높은 100규빗(52미터)으로 지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헤롯 성전을 보고 감탄사를 터트립니다.

“선생님, 보십시오! 얼마나 굉장한 돌입니까! 얼마나 굉장한 건물들입니까!”(막13:1, 새번역)

갈릴리 촌놈인 제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감탄할 만합니다.

헤롯 성전은 그 당시 로마 전역의 그 어떤 건물보다 작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성전은 부패와 타락의 온상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막13:2, 새번역)


A.D.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은 예루살렘을 함락하고 성전을 파괴합니다.

그리고 그 성전 자리에는 이슬람 사원이 서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걸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성전 종교, 건물 종교, 예배당 종교는 바로 그렇게 끝장내 버리셨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 (마 18:20).

하나님의 임재는 건물에 있지 않고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임에 있습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3:16)


한국 기독교는 이스라엘이 성전 종교를 지향하다 완전히 망해버렸던 역사적 교훈을 전혀 배우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에배당 종교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 끝은 돌 하나 돌 위에 남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참된 기독교는 결코 건물 종교, 예배당 종교가 아닙니다.

건물을 교회라고 하지 마십시요.

https://www.youtube.com/watch?v=h8Wvynfe9A4&t=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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