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day: 유일한 존재가 된다는 것

청소년 책 추천: 생택쥐페리 <어린 왕자>

by 박하몽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가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고..."

-어린 왕자(여우가 하는 말)


어릴 때는 여행을 하던 어린 왕자가 만난 여우의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이미 유명해서 많은 곳에 퍼진 글귀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며 소행성에 남아있던 꽃과 어린 왕자의 관계에 대해 더 주목하게 되었다.


중2 학생들과 함께 읽은 <어린 왕자>


<어린 왕자>는 나이대에 따라 다양한 게 보이고, 다른 것들이 보이는 신기한 동화이다. 소행성 B-612에서 온 어린 왕자가 사막에서 불시착한 조종사를 만나 여행담을 나누며 우정, 사랑, 책임, 그리고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풍자를 담아낸 명작이다.


작가 생택쥐페리는 공군장교 조종사로 비행을 하던 사람이었고, 그의 마지막도 어린 왕자를 만나러 간 것은 아닌가 상상하게끔 지중해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하다가 실종되었다.


이 책에서 어린 왕자는 자신의 소행성에 있는 까다로운 꽃을 정성스럽게 키운다. 그 안에서 꽃을 향한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여행을 시작하고 지구에 와서 지구의 장미꽃 무리를 보고 자신의 장미꽃이 세상에 유일한 꽃이 아니라는 것에 슬퍼한다.


그러나 여우의 가르침으로 관계에 대해 생각하며 관계를 맺으면 서로에게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존재가 된다는 신비를 깨닫게 된다. 자신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 반대로 누군가에게 유일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장미를 위해 소비한 시간이야."

"내 장미를 위해 소비한 시간이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나의 시간을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의 기억과 마음이 쌓이고, 특별한 관계가 된다.


무엇 때문에 바쁜 건지 모르겠지만 관계를 맺는 것이 점점 피로해졌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관계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지만, 끊어진 관계도 많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쳐버렸고 어른이 되면서 관계가 더 어려움을 깨달았던 것 같다.


또래와의 관계가 중요한 청소년들에게도 그런 소중한 관계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학생들과 함께 책을 나눴다. 그들이 좋은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나와 함께 하는 시간도 그러기를 매주 기도하며 바란다.


어린 왕자의 소행성에 존재하는 장미꽃처럼 세상에 유일한 나의 장미꽃을 만나고 싶어졌다. 그런 관계는 어떨까 상상해 본다. 마음이 충만해질까? 또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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