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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Aug 29. 2023

[나만의 가나다]

꼬리, 땀, 뿌리, 썰물, 찌꺼기

[꼬리]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어느새 내 뒤에 만들어지는 것. 

만 3살 깨꿍이는 엄마 꼬리다.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어느새 와서는 내 허리를 감싼다. 

엄마가 그렇게 좋니? 


[땀]

내 얼굴이 빨개지고 내 입에서 후 소리가 나면 내 피부에서 어김없이 송골송골, 삐질삐질 나오다 또르르 흐르 것.


[뿌리]

깊게 뻗어 흔들림 없는 삶을 살 것인가, 사방으로 뻗어 다양한 삶을 살 것인가?

뿌리 뽑히는 일만 없다면 어떻게든 뿌리를 내리며 잘살 것이다.


[썰물]

6시 사무실 풍경. 물이 빠져나가듯 사무실에서 복도로 사람들이 빠져나간다.


[찌꺼기]

쓸 데 없는 것이 될지, 쓸모 있는 것이 될지 그걸 대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는 콩비지찌개가 되고, 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는 방향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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