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 더, 덤, 독서, 두렵다, 단풍
[단점]
분명히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의 눈에는 장점으로 보인다고 한다.
누구의 시선이 잘못된 것일까?
영원한 단점도 영원한 장점도 없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단점이 되기도 하고 장점이 되기도 한다.
[더]
유튜브 시청이 끝날 때쯤, 아이는 ‘하나만 더’를 외치고, 나는 ‘여기까지만’을 외친다.
[덤]
마트에서 주는 덤(1+1)은 창고로 가지만, 시장에서 주는 덤은 식탁으로 간다.
[독서]
나를 발견하고 너를 알아가는 행위.
[두렵다]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땐 사라질까 두려웠고
아이가 태어날 때가 됐을 땐 열손가락 열 발가락이 잘 있을까 두려웠다.
아이가 뒤집을 땐 뒤집은 뒤 숨을 못 쉬고 있는 건 아닐까 두려웠고
아이가 잡고 일어설 땐 섰다 앉으면서 바닥에 머리를 쿵 하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아이가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두려움이 바쁨으로 바뀌었다.
아이의 호기심 어린 행동이 귀엽기도 했지만, 그 호기심의 결과물을 치우느라 나는 지쳐갔다.
이런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도 성장하고 아이도 성장한다.
지금 난 무엇이 두려울까?
아이가 어렸을 땐 아이가 다칠까 봐 두려웠는데, 어느 정도 큰 뒤에는 그게 두렵지는 않다.
다만 아이가 살아갈 미래가 두려울 뿐이다.
[단풍]
어린 시절 할머니와 종종 민화투를 치곤 했다.
점당 10원짜리 화투는 한참을 쳐도 판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패를 다 보인 채 어떤 걸 낼까 고민하는 내게 할머니는 종종 뭘 먹으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장 먹어라."
가르쳐 줘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나는 다시 할머니에게 묻는다.
“장이 뭔데요?”
할머니는 친절하게 단풍과 사슴이 그려진 화투짝을 가리키며 그걸 내라고 하신다.
시간이 흐른 뒤 사전을 찾아보니 단풍과 사슴이 그려진 화투짝의 이름이 정말 ‘장’이었다.
그 외에도 비, 공산, 국진 등 신기한 용어들이 많았는데, 이런 화투 용어들이 다 사전에 잘 설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