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사람이 있습니다만, 당신은 미운이를 어떻게 대하시나요
미운 사람이 있다.
상대를 용서 했고,
그토록 미워했고 상처 받았던 나 자신과의 화해도 했지만
그 사람을 마주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난다고 아팠던 마음이
온전히 회복되는 것 같지는 않다.
어려운 관계이기 때문에 그럴까,
상대를 대하는 내 마음은 이제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그 말은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 아닌 다짐을 했다.
그리고 난 적당히 그 사람을 대하기로 했다.
아마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어렵겠지만
끊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을
보호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내어주지는 않을 작정이다.
참 피곤한 관계이다.
끊어버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아이러니함이란.
과거 관계의 상처 속에서
내가 붙잡아야 할 것은
상대가 내게 잘못한 일들이 아니다.
그 잘못에만 대롱대롱 매달리면
더 아픈 것은 나일 뿐이다.
상처 속에서 정말 찾아야 할 것은
더 이상 내가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왜 그 때 그런 말을 못했을까, 멍청이 같이.'
'왜 가만히 있었을까.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야지!'
당시에 내가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자책을 그만두는 것이다.
상대를 미워하는 것보다
나 자신에 대한 미움과 혐오를 멈추는 것이
훨씬 더 어렵지만,
그 어려운 것을 해야만 비로소 나는
스스로를 괴롭히던 과거의 상처로부터
한 발자국 씩 발걸음을 앞으로 옮길 수 있다.
지금은, 햇살이 비추는 아침이니까.
지금 나는 따스한 햇살을 마음껏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