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세이] 아들아, 이런 여자를 만나렴
자식이 어떤 사람과 결혼하길 바라나요..?
한 사람의 인생에서 평생을 같이 할 상대방을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연애도 쉽고, 결혼, 헤어짐도 쉽다고 하는 세상이지만 그것을 겪는 당사자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서 함께 하느냐는 인생 전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크고 중요한 일임은 확실하다.
친정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남자 10명은 만나보고 결혼하라’고. 대학 입학을 하면서 시작된 소개팅과 미팅, 동호회 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관계를 반복하면서 사랑에 대한 환상이 깨졌고 연애에 대해 점점 지쳐갔다. 한 사람을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또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 약속을 한다는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것을 느낄 때쯤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내가 결혼을 한 남자는 내가 너무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상대방이 내게만 매달리는 사람도 아니었고, 서로 각자의 생활을 해 나가면서 하는 데이트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갔다.
적당했다, 우리의 관계는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았다.
남편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고 차분한 성격인데에 비해 나는 감정의 변화가 그대로 얼굴에 나타나고 감정을 표현한다. 그러다 보니 기쁜 일에도, 또 별로 좋지 않은 일에도 무덤덤해 보이는 남편이 답답하게도 느껴졌다. 나는 너무 좋고 기쁜데 남편은 나만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아서, 또는 나만큼 슬퍼하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남편의 그런 성격이 우리의 연애와 결혼 생활이 들뜨지 않고 다툼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서도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되는 받침이 되어주기도 했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고, 최근에 남편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졸려도 내가 무엇을 하고 있으면 "먼저 잘게"라는 말을 하지 않고 꾸벅꾸벅 졸면서 나를 기다리던 남편이었는데 이제는 말한다. "나 너무 졸려. 먼저 잘게. 이제 자기가 애들이랑 좀 놀아줘."
아들이 언젠가 만나게 될 상대방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관계가 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내가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요즘 말로 ‘꼰대’ 같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한 엄마의 마음이다.
아들은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엄마와 비슷한 여자를 만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내가 남편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할까? 아니다, 그건 아니지. 나는 그냥 나이다.
먼 훗날의 나에게 바라 본다.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누군가 내게 소개하게 될 그날에,
“네가 좋으면 엄마도 좋아.”라고 기쁘게 받아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길.
“아들, 네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 네가 좋으면 엄마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