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세이] 아이가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라면
아이가 나보다 연장자라면 어떻게 아이를 대할까
“우리 애가 나의 할머니라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행동이 느리다고 해서, 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고 겁을 주고 빨리 하라고 윽박지르지는 않는다. 혹시라도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실수를 한다면 나는 그분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당연한 실수임에도 화가 났고, 그래서 신경질을 부렸다. 그리고 아이들의 얼굴에, 몸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든 감정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애써 모른 척을 했다. 어리니까, 미숙해서 생기는 실수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엄마가 화를 내고 있는 그 순간에도, 아이의 눈은 나를 향해 있었고 나를 찾았다.
만약, 나의 화를 듣고 있었던 상대방이 나의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었다면 나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는 않았을 테지.
하지만 아이는 언제나, 나의 모든 상황에 나와 함께 하고 싶어 한다. 세상에서 받을 수 없는 그 사랑을 아이가 내게 준다.
어느 누가 나의 모든 모습을 사랑하겠는가. 나조차 나의 모든 모습을 사랑하기가 어려운데 말이다.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시면 얼마냐 사시겠냐고. 계실 때 잘하라고.”
사실 따져보면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한 집에서 복작거리면서 함께 하는 그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언젠가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라는 말을 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 눈앞에서 아이가 알짱거릴 때 아이를 한 번 더 꼭 안아줘야겠다.
‘아이가 얼른 좀 커서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면 좋겠다.’라는 마음과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이 시절을 붙잡고 싶은 두 마음이 공존하는 요즘이지만, 지금이 나와 아이에게 ‘가장 좋은 때’ 이다.
나중에 하게 될 후회의 한 톨이라도 줄여 보기 위해 나는 오늘도 아이의 얼굴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