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바라기 엄마
눈 부비며 엄마 찾아와 줘서 고마워 내아가
혼자 깨서 글쓰는 꼭두새벽. 이제 막 기저귀를 뗀 아가가 아빠를 붙들고 화장실을 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고는 바로 잠이 오지 않았는지 엄마를 찾아온다. 잠이 와서 눈도 제대로 못뜨고 엄마를 찾아온 아가가 어찌나 고맙고 예쁘던지. 글을 마저 써야 한다는 마음 따위 접어두고 함께 누웠다.
항상 엄마보다 아빠가 먼저인 내 아가.
그 덕에 여느집 처럼 아빠가 외톨이가 아니라서, 힘들어도 내어주는 사랑을 남편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 아가들의 사랑을 엄마인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손가락 하나 잡아주는 애착의 실오라기 하나에도 감사하고 감격하게 되었다는 것 또한 너무도 감사하다.
"아가 누구 뱃속에서 나왔어?"
"아빠 뱃속에서 나왔어!"
"아니야 엄마가 낳았어~"
"으앙ㅠㅠ 아니야 아빠가 낳았어ㅠㅠ"
"엄마 아가지?"
"엄마 아빠 아가!"
(아빠 아가라고 했었다. 이만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아빠가 쏟은 사랑을 아가가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신기하고 기특하고 고맙다.
우리 아가가 아빠를 좋아하는 건 온동네 사람들이 다 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말할것도 없다. "다 엄마한테 와요" 라고 했던 제작년 상담이 무색하게 아가는 아직도 아빠 바라기 이다. 그리고 난 아가 바라기이다.
엄마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당당히 이야기 하는 첫째와, 아빠가 우주인 꼬물이 둘째의 바라기.
우리 아가들의 지나간 시절 사진을 보며 사진 속 아가가 그리워 눈물 짓고, 보송보송 여린 아가의 손가락을 만지며 지금도 가고 있는 이 순간들이 아쉬운 주책맞은 엄마이다.
육아가 힘든 이유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 아니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마음을 어렵게 할뿐이다. 아가들 살냄새에 푹 빠져있음에도, 아이들과의 그 순간순간에 집중할 수 없는 내가 안타까울뿐이다.
오늘은 아이들의 손을 잡는 그 순간들이 내 뼈에 새겨질 수 있게 오롯이 아이와, 아이 곁에 있는 내 마음에 집중해보리라 다짐해본다. 가장 소중한 시간들.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리라 마음에 꾹꾹 눌러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