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숫자가 늘어나고, 우리는 또다시 강원도 산골로 숨어들었다. 지난해 코로나 확산 때 짐을 싸서 서울을 떠나와 두 달 반을 이 곳에 머무르며 서울 가면 여기서의 생활이 많이 생각나겠다는 이야기를 남편과 주고받았었는데. 다시 짐을 싸게 되다니.
이 곳에서는 사람 만날 일이 없으니 마스크는 차에 두고 내렸다. 집안에서 전동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아이를 시끄럽다 타박하지 않아도 되고 쿵쿵거리며 뛰어다니고 소파에 올라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나 쳐다볼 뿐 큰 소리 내며 아이를 서운하게 할 필요가 없다. 그 실랑이가 없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자유이고, 나에게는 마음 한편의 안도와 후련함이다.
서울 집보다 좁은 거실에 벌러덩 누워 날숨에 말을 섞어 "여기 오니까 참 좋다" 내뱉는다. 꽁꽁 얼었던 집이 녹을 때까지 난로를 켜놓고 레고를 하면서는 대뜸 "엄마 죽지 마" 한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할머니가 되어도 죽지 말란다. 나 참. 여름에 2층 테라스에 펴고 놀던 모기장을 거실에 설치해주었더니 그 안에 동생이랑 들어가 부둥켜안고 놀다 말고는 "동생 있으니까 참 좋다" 한다. 네 장난감 다 뺏어간다고 밉다 했던 거 혹시 기억나니?
이번에는 얼마나 있게 될까? 하루 종일 아이들과 놀아주고 삼시 세 끼를 챙기는 똑같은 매일의 반복이겠지만 끝은 있겠지... 언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