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ze the day : 나에게 일어난 멋진 일들
아가, 꽃 봐라. 속상한 거는 생각도 하지 말고 너는 이쁜 거만 봐라.
남산에서 본 일출이 너무 좋았는지, 저녁 노을을 보러 한강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도 타야지. 요새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을 잘 못 만나니 혼자놀기 만랩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일몰 시간에 맞춰 용산역으로 가 따릉이를 빌려 타고 이촌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시간을 제대로 맞췄는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이 나를 맞이했다. 빼곡한 서울의 건물들 위로 모습을 드러내던 일출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잔잔하게 찰랑대는 한강의 수면 위에서 반짝거리는 햇살 조각들이 아름답다.
흔들리는 갈대 너머 보이는 여유로워 보이는 낚시꾼들. 한 폭의 인상파 그림을 보는 것만 같다.
오늘 아침 일출을 볼 때는 모두의 하루가 아름답기를 바라는 신의 선물과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일몰을 보며, 아름다운 석양은 하루를 수고스럽게 마친 우리에게 주는 신의 위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하고 평화롭다.
억새를 등지고 나란히 앉아 있는 두 친구의 뒷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 말 없이 그냥 함께 앉아있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다정한 엄마와 딸의 모습도 보인다. 그들 뒤로 붉게 빛나는 하늘. 이은희 작가의 단편에 나온 대사가 문득 생각난다.
"아가, 꽃 봐라. 속상한 거는 생각도 하지 말고 너는 이쁜 거만 봐라."
10004번의 파르티타, 푸른 문을 열면_이은희
나의 상상 속에서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말하고 있다. ‘아가, 너는 속상한 거 생각도 말고, 예쁜 것 만 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도 내 자신에게 토닥토닥 말해본다. ‘우리 이제 예쁜 것만 보자.’
나도 안다. 예쁜 것만 보고 살기에는 이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우리 이제, 예쁜 것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