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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win Nov 18. 2018

#1. 나의 색을 찾고 싶었다

24살, 배낭을 메고 떠난 이유


“안녕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지구 한 바퀴 돈 놈, 버킷 리얼 라이저 로윈입니다.

저는 2013년 10월부터 2015년 9월 까지 2년간 약 50개국을 여행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세계일주죠. 

그런데 저는 세계일주라는 용어보다는, 지구 한 바퀴 돌았다는 표현이 더 정겨운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지구 한 바퀴 돈 놈이라는 콘셉트로 나왔습니다.


여러분 혹시 제가 몇 살인지 아신 가요? 올해로 2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바로 27살이죠.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한 지가... 벌써 6년 전의 일이네요.”


 세계일주를 하고, 여행을 주제로 모교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의 시작을 알리는 첫 챕터다.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의 20대를 기록하는 첫 키워드, 세계일주다.

 

 나는 재수를 해서 대학교에 들어왔다. 재수를 하던 시절에, 친구들에게 들은 대학교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캠퍼스 커플이라는 CC, 잔디밭에 둘러앉아 먹는 낮술, 자유로운 대학생활, 다른 학과와의 소개팅 등... 나도 그 꿈을 갖고, 공부를 열심히 하여 대학교 들어왔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던 대학생활의 낭만은 적어도 나에게는, 낭만이었다. 


 남들은 쉽게 하는 CC, 나의 CC가 될 그분은 내년에 입학을 하나 싶었다. 하필 내가 입학한 년도에 우리 학교는 새로운 캠퍼스로 이전했다.  낮술은커녕, 그럴 만한 잔디밭도 없었다. 다른 학과와 소개팅을 주선해줄 능력자는 주변에 없었다. 나의 산산조각 난 캠퍼스의 낭만은 다행히도 선배들의 도움으로 채워졌다. 선배들의 도움으로 신세계를 보았다. 바로 클럽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클럽을 가보았다. 처음 클럽을 입성할 당시, 가슴을 치는 그 빵빵한 사운드, 그 충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클럽을 알고, 자주 다녔다. 대학생활의 자유는 이런 것인 줄 알았다. 


 자유로운 등하교, 친구들과의 술 한잔,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노래방, PC방, 당구장 아니면 클럽. 이 고리의 무한반복! 하지만 무엇인가에 쉽게 질리는 성격 탓에, 이 고리에 대한 반복에 점차 싫증이 나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대학생활의 첫 1학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여타 다른 대학생들처럼 중간고사를 보내고, 기말고사 시즌이 다가왔다. 그리고 도서관에 들어갔다.


 

나는 도서관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처음으로 가슴이 딱 막혔다.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동기들은 곧 시작될 기말고사를 위해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선배들은 취업준비에 필요한 토익, 자격증 취득을 위한 스펙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은 딱 하나였다. '우와,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구나! 나도 어서 빨리 공부해야지!'가 아닌, '햄스터'.

 

 나를 포함한 주변에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 성장환경, 좋아하는 것, 취미생활, 하고 싶은 것, 사고방식, 꿈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물론 고등학교까지 같은 입시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나는 그들이 전부 각자만의 색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왜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이라는 색깔에 자신의 색을 맞춰가는 것인지?', '나의 색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 나의 색은 무엇인지?', 

'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

' 왜 학교를 다니는지?' 

' 나라는 놈은 누구인지?'

' 나는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다시...

' 나의 색깔은 무엇인지?'

처음으로 내 '정체성'은 무엇이고, 내 '색'은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다.


 그런 고민 속에서 책 한 권을 읽었다. 바로 김수영 작가의 ‘멈추지 마 꿈부터 다시 써 봐’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보면 ‘인생의 1/3은 한국에서 살았으니, 나머지 1/3은 해외를 돌면서 살고, 나머지 1/3은 정말 좋았던 곳에서 살아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을 읽고,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심지어 외국을 왜 나가는지도 몰랐고,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가보고 싶었다. 여행이라는 것을.


 외국 친구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지, 한국사회만 이러한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세상을 보고 오면, 적어도 내 색이 무엇인지는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막역한 자신감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색을 찾기 위해서, 이왕 할 여행 남자답게 크게 해 보자 해서 '세계일주'를 결심했다.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이불 삼아 세계를 돌며, 세계를 품고 돌아오고 싶었다. 바로 군대를 갔다 온 후, 13년 10월에 친구들의 배웅을 맞으며, 처음으로 해외로 나갔다. 그렇게 세계로 출발한 나는 2년 뒤 한국으로 들어왔다. 생각해보니 처음 해외를 나간 것이 바로 지구 한 바퀴였다.


 여행을 돌아오고 나서, 과연 나는 나의 색을 찾았을까? 

그 답은 이 여행기의 맨 마지막 장에 기재를 하려고 한다

아마도 그 답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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