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_그리스
여행을 다니며, 나만 알고 싶은 곳들이 몇 군데 있었다. 그곳은 훗날, 배우자와 같이 오고 싶은 곳이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그리스다. 그리스는 신혼 여행지로 다시 오고 싶었다. 그리스를 여행하며 쌓은 추억보다는, 그리스가 갖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 때문이다.
그리스에서 많은 인연을 만났다. 아테네에서 만난 승일이 형은 텐트만 갖고 다니던 나에게 캠핑 취사를 가르쳐 주었다. 덕분에 노숙에서 캠핑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 특히 형이 끓여준 생일 상, 미역국은 아직도 감동이다. 우연히 산토리니 섬으로 향하는 배에서 만난 또래의 한국인 4명과의 산토리니 동행. 덕분에 차량도 같이 렌트하여, 편하게 산토리니 섬을 여행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숙소에서 맥주를 마시며 나눈 담소가 아직도 생각난다. 그들과의 추억도 나를 미소 짓게 하지만, 신혼여행으로 다시 갈 그리스는 나를 더 짙게 설레게 한다. 그리스는 여러 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섬마다 특징이 다 다르다. 그중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산토리니 섬으로서, 산토리니 섬에서도 이오 마을이다.
산토리니 섬은 절벽 위에 세워진 마을이다. 절벽 위에 언덕을 따라 세워진 흰색의 집들과 푸른 지붕, 창 밖으로 보이는 푸른 빛깔 지중해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이런 풍경을 자아내는 곳들은 다른 곳에도 있다. 하지만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리조트 내의 프라이빗 수영장이다. 특히 수영장에서 지중해를 바라볼 수 있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가끔 리조트가 아닌 개인 빌라에는 거품 목욕을 할 수 있는 야외 욕조가 있기도 했다.
배우자와 함께 하루의 여행을 마치고, 거품목욕을 하며 전신의 피로를 풀며, 서로 와인 한잔을 마신다. 눈 앞에는 서서히 지는 붉은 석양과 푸른빛의 지중해가 오묘하게 섞이며, 그 분위기에 젖어간다. 신혼 여행지로서 적격이며, 이만한 데가 없다고 생각한다. 훗날 결혼하여 배우자가 가고 싶은 데로 신혼 여행지를 가겠지만, 나에게 추천을 구한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외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