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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win Feb 19. 2019

#24 다사다난했던 이탈리아 입성기

유럽_이탈리아

 

라이언 에어....

 포르투갈에서 이탈리아로 비행기를 타고 점프를 했다. 포르투갈에서 마지막 날은 노숙을 했는데, 비를 맞아서 감기 기운이 있었다. 일정을 취소하고, 하루를 푹 쉬고 싶었다. 하지만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비행기를 이미 예약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공항으로 향했다. 포르투갈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오는 비행기는 저가항공인 라이언 에어를 이용했다.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몰아서 온다. 라이언 에어 비행기표를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지만, 현장에서 새로 구매했다. 나는 모든 저가항공은 여권만 들고 가면, 체크인을 해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라이언 에어는 달랐다.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하고 보딩 티켓을 직접 프린트해와야 했다. 당연히 그 사실을 몰랐고, 빈 손으로 왔다. 결국 예약비도 날리고, 표도 다시 구입했다. 이 당시 진심으로 살짝 이탈리아를 갈지 말지 고민했다. 편도 가격은 70유로인데, 어떻게 인터넷으로 미리 구입한 가격보다 현장에서 바로 산 표가 더 싼 지 이해가 안 가는 라이언 에어였다. 

배 부분과 팔목에 붉게 부은 곳이 베드버그

 전 날밤, 포르투갈에서 노숙을 하여 몸은 감기 기운이 돌았다. 동시에 어디서 물린 지 모르는 베드 버그는 간지러움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베드 버그는 긁지 말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 2주 정도 놔두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한마디로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호스텔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호스텔을 찾기 시작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갔던 모든 호스텔들은 이미 예약이 다 되었다. 그 많은 호스텔에 빈자리가 없었다. 유럽에서는 모로 가도 텐트 인생이었다. 몸이 최악인 상태로 20kg가 넘는 배낭을 메고, 2시간을 돌아다녔다. 길가 위에서 방전되었다. 잠시 쉬기 위해서,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길 위에 누워버렸다. 그만큼 체력적으로 한계였다. 가끔 선한 사람이 와서 괜찮은 지 걱정을 해줬다. 그렇게 한참을 쉬고 일어나니, 해가 저물었다. 

피곤하여 대충 틀만 잡은 텐트에서 12시간의 숙면을 취했다

 오늘 텐트 칠 자리를 찾아야 했다. 어쩔 수 없이 주거지 안에다 텐트를 쳤다. 텐트 치기 무섭게, 바로 잠들어 버렸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집주인이 내려와서 텐트를 두드렸다. 이곳은 사생활 공간이라서 텐트를 못 친다고 하며, 곧 경찰을 부른다고 했다. 저녁 9시 정도에,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몸은 피곤하고 잠은 오고 머리는 어지럽고 가방은 그날따라 왜 그렇게 무거웠는지, 너무 힘들었다. 그렇다고 대놓고 공원에 텐트를 치자니, 찾아올 흑형들을 일일이 상대할 기분과 체력이 아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운 좋게, 어떤 주거지 안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초인종을 눌러서, 1층에 있는 집주인에게 텐트 치는 것에 대해서 양해를 구했다. 그날 밤 11시였다. 다음 날, 일어난 시간은 오전 11시였다. 12시간의 숙면은 내 몸이 많이 피곤했음을 보여준 시간이다. 

2박에 50유로를 주고 구한, 호스텔_ 베니치아의 숙박비는 비싸다

 장기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건강이다. 그동안 내 건강에 많이 소홀했다. 이탈리아에 머무는 기간에는 호스텔을 애용했다. 텐트 생활을 하다, 온전한 집에 들어가서 잠을 자니 심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편안했다. 집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이불 삼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호스텔에 들어가서 사람답게 잠을 자야겠다. 이탈리아에서 호스텔을 애용해서 그런지 몸은 금방 호전되었고, 무사히 이탈리아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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