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_야딩 풍경구
중국 샹그릴라에서 야딩 풍경구를 방문하기 위해 다오청으로 이동했다. 야딩 풍경구는 비현실적인 설산과 푸른빛의 호수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마치 지상낙원이라고 비유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 아침은 숙소에서 훠궈로 시작했다. 전 날 시장에서 사 온 훠궈 용 재료를 가지고, 멸치 육수를 우려서 직접 만들어 먹었다. 아침 대용으로 먹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샹그릴라는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소설 속의 가상 도시 이름이다. 티베트 단어 샹그릴라는 ‘내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이다. 인류가 이상으로 그리는 이샹향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일반 통용 어휘로 사전에 등재되었다. 1997년 중국 정부에서 중뎬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샹그릴라라고 공식 발표하였고, 2001년에 즁뎬시의 명칭을 샹그릴라로 개명했다. 위치 상으로는 즁뎬이 상그릴라로 인식이 되지만, 소설 속의 지상낙원으로 묘사되는 자연경관을 가진 곳은 야딩 풍경구이다. 그래서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자연경관 중, 천국으로 묘사되는 곳은 야딩 풍경구이다.
다오청에서 빵차를 대절해서, 야딩 풍경구 입구까지 이동했다. 빵차는 중국의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빵차, 중국말로는 헤이처(黑车). 정식 허가를 받지 않고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불법 택시다. 불법이라고 하기에는, 윈난 성을 여행할 때는 너무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다. 미터기를 켜고 가는 교통수단이 아니므로, 꼭 타기 전에 목적지를 말하고 가격을 흥정한 다음 타야 한다. 보통, 목적지까지 가격이 흥정되면, 가격을 인원수로 나누어서 지불한다. 예를 들어, 5명이 목적지까지 500원의 요금이 나오면, 인당 100원씩 지불하면 된다. 다오청에서 야딩 풍경구까지 들어가는 빵차의 요금은 비싼 편이다. 사람이 많으면 인당 50원씩 내도 되지만, 우리는 사람이 없어서 인당 100원씩 냈다.
야딩 풍경구에 도착하여, 티켓 오피스에서 티켓을 구매했다. 티켓 오피스에서 야딩 풍경구의 트레킹 시작점인 야딩 촌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처음에는 셔틀버스를 안 타고 야딩 촌까지 걸어가려고 했으나, 무조건 타야 한다. 차 타고 1시간이나 들어간다. 걸어가면 걸어가는데, 오르막이 많아 반나절이 걸릴 수도 있다. 야딩 촌에 도착하면, 야딩 풍경구의 베이스캠프답게 많은 숙소가 있다. 대부분의 숙소는 야댱촌이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부터 거주하고 있던, 소수민족 장족 분들의 집이다. 그 당시는 많은 숙소들이 개발 중에 있어서, 1박에 50원을 지불했다. 2014년에는 이 가격이었지만, 현재 개발이 완료된 야딩 촌의 1박 가격은 상상 이상이다. 숙소에 짐을 던져 놓고, 충고 사원까지 이동했다. 충고 사원부터 지상낙원이라는 야딩 풍경구가 시작된다.
충고 사원에서 전동차를 타고 야딩 풍경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야딩 풍경구는 1박 2일의 코스로 둘러보았다. 첫째 날은 충고 초원과 진주해만 바라보기로 했다. 호수 진주하는 막상 가보니, 얼어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충고 초원으로 향했다. 탁 트인 충고 초원의 첫인상은 지상낙원이다. 야딩 풍경구의 웅장한 산들을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초원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충고 초원을 가로진 호수는 푸르렀다. 설산의 눈들이 녹아져 흐르는 물은, 맑음 그 자체였다. 올라오느라 고생한 발을 흐르는 물에 담가 보았다. 냇물의 시원함은 발에 묻은 피곤함을 한 방에 날려 버렸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초원을 이불 삼아 누워 있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충고 초원의 아름다움과 주변의 고요함에 젖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달이 떴다.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을 준비했다. 우리 숙소 또한 공사 중에 있었기에, 그날 밤은 정전이 되었다. 다행히 숙소 중앙에 난로가 있어서, 난로로 이동했다. 우리는 숙소에서 직접 저녁을 해 먹기로 계획해서, 다오청 시장에서 야크 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해 왔다. 야크 고기로 소고기 국밥을 만들었다. 야크 고기로 우려낸, 국물의 맛은 진하고 진하고 진하다.
하지만 진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장족분들에게 난로에 피우고 있는 숯불과 석쇠를 빌렸다. 4000m 고산에서 숯불로 굽는 돼지고기 한 점과 맥주 한 잔. 산해진미가 안 부러운, 일품의 맛이었다. 장족분들에게도 고기를 권해드렸으나, 안 드신다고 했다. 그 이유는 내일 아침 먹을 때 알았다. 우리보다 더 맛있게 고기를 구워 드셨다.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치고, 난로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그들이 건네는 한 잔의 수유차에 몸을 녹이며, 난로를 쬐며 그들의 분위기를 느껴보았다. 말은 안 통하지만, 아이 컨택과 미소로 서로 그저 웃음을 지어 보냈다. 그래도 진심은 느껴진다.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신경 써주는지. 그들의 순박함과 친절함에 따뜻함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살짝 아쉬웠다. 훗날 야딩 촌의 개발이 끝나고, 다음에 다시 오면 이런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충고 초원의 아름다운 풍경, 장족분들의 따뜻한 인심, 야크 고기 국밥과 숯불 돼지고기. 풍경과 사람 그리고 음식 3박자가 고루 맞았던 야딩 촌에서 보낸 첫 날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