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문일침

양심

by 파르헤시아

양심은 제대로 있을 때는 소(沼, 늪, 연못) 밑에 업 디어 있는 고기같이 약한 것이요, 고요한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유혹도 위협도 이기는 힘이 있다. 가만히 “아니” 한 마디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 양심이 가슴속에 가만있지 않고 입으로 얼굴로 손짓 발짓으로 깃발로 구호로 부산을 떨고 나올 때는 아무것도 아니다. 양심을 가만히 품고 있지 않고 내 번뜩이는 것은 벌써 자랑하는 것이요, 자랑하면 벌써 팔린 것이다. 돈과 지위와 공로와 명예를 내세우지 않고 양심을 끄집어내어 번뜩이는 일은 없다.


-함석헌(노자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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