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문일침

자기 기만

by 파르헤시아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것(自欺 자기 기만)’은, 얕고 깊은 것(淺深)과 정밀하고 조잡한 것(精粗)이 있다. 반쯤 알고 반쯤 모르는 것은, 참으로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일(自欺)’ 중에서 깊고도 정밀한 것(精)에 해당한다.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인식하지 못하면서 인식하는 체하는 것은 얕고 조잡(粗)하지만, 이 또한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일(自欺)’이 어찌 아니겠는가? ‘인식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도리(道理)가 있음을 원래 알지 못하는 것이니, 단지 어리석고 멍청한 것일 뿐이다.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것(自欺)’은, 선(善)이 있고 악(惡)이 있다는 것을 조금 알지만, 마땅히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알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것(自欺)’라고 부르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상정(李象靖, 1711~1781), 대산집(大山集) 제 1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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