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우아한 문화활동이 아니다. 나, 타자,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들과 마주하고 씨름하는 치열한 행위이며, 비판적 성찰과 고뇌의 시간을 통해서 비로소 조금씩 이 세계를 향하여 자신을 기투하고 개입하는 사유이고 실천이다. 인문학적 소양이란 확실성을 경계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사유하기, 고정된 정답 찾기보다 새로운 질문 묻기를 배우기, 그리고 상투성에 저항하고 자명성에 물음표 붙이기 등을 통해서 비로소 그 싹이 돋아나게 된다. 인문학을 단순한 문화활동의 영역으로만 이해할 때, 그 인문학은 탈정치화되고 탈역사화된다. 그러한 인문학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녀야 할 사회나 세계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게 하고, 구체적인 변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실천적 삶에 무관심하게 한다. (강남순 칼럼, '비판적 저항으로서의 인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