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벗이란 나를 돕는 것이라, 도(道)가 같은 사람과 벗하면 덕(德)을 돕고, 뜻이 같은 사람과 벗하면 그 일을 돕는 것이다. 그런즉 진실로 도가 같고 뜻이 합하면 비록 귀천이 다를지라도 또한 더불어 벗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뜻이 악을 미워하는 데 있고 벗의 힘이 능히 악을 제거할 수 있다면, 내가 벗의 힘을 써서 내 뜻을 이룰 수 있으니, 이를 어찌 버리겠으며 어찌 가까이하여 벗하지 않으랴. 이는 대저 아름다운 곡식을 가꾸는 자가 반드시 가라지를 제거하는 것이, 난초와 혜초를 심는 자가 반드시 가시를 잘라 내는 것이, 또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어 반드시 이욕(利欲)을 제거하는 것이, 이 모두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 반드시 그 간사한 무리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그 공적이 나에게 있고,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그 운명이 하늘에 있으니, 무턱대고 모두 벗에게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 나는 마음에 물욕(物欲)과 이욕(利欲)이 마구 뒤엉켜서 막힌 지 오래되었다. 어떻게 유익한 벗의 힘을 의뢰하여, 내 마음에 엉킨 가시덤불을 다스릴 수 있으랴! (권근, '삼우설' 三友說/ 양촌집 陽村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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