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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Jul 11. 2020

인간에 대한 예의, 애도

‘인종적/종족적 순수주의’만큼 폭력적인 것이 바로 ‘도덕적 순수주의’에 대한 열광이다. 인간이 누구인가에 대한 복합적 이해를 결여하고 있으며, 여전히 ‘이상화-악마화’라는 지극히 단순한 흑백논리의 범주안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인간 속에는 ‘피해자-가해자’의 가능성이 언제나 복합적으로 도사리고 있다. 그 어떤 표지가 붙었든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애도’하는 것—인간으로서의 가장 근원적인 존재방식이다. 그 누구의 죽음이라도 ‘조롱받을 죽음’이란 이 세계에 없다. 죽음을 선택한 그와 ‘함께,’ 그리고 그를 ‘넘어서’ 보다 인간의 권리가 확장되는 서울, 한국을 만들어가기 위한 과제를 우리 각자의 어깨위에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한국의 정치사에서 여러가지 소중한 업적을 남긴 한 사람의 죽음앞에 나는 애도한다. 그가 아무런 흠 없는 ‘순수’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지닌 여러가지 약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매 죽음마다 세계의 종국”이기 때문이다. -강남순('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열광적 '순결주의'의 테러리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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