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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Nov 04. 2020

우리편 편향(myside bias)

다른 대부분의 인지 편향(기준점 편향, 프레임 편향, 기저율 무시 등)에 있어, 그들에게 자신들의 편향이 생각의 오류라는 사실은 쉽게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편 편향’이 우리 사회와 정치 지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도 한 개인에게 이것이 오류임을 인식하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무엇을 믿을지를 결정하는 문제에 있어, ‘우리편 편향’은 새로운 근거가 자신이 가진 기존의 믿음과 일치할 때 이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고 그에 반할 때 덜 중요하게 판단하게 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얼핏 이는 잘못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한 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과학철학에서는, 실생활에서 이렇게 자신이 가진 믿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근거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과학자들 또한 자신들의 연구에서 이를 활용한다. 우리를 포함하여 과학자들이 접하게 되는 정보가 완벽한 신뢰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정보의 신뢰성을 매번 파악해야 한다. 이때 우리는 이 정보를 얻은 출처에 대한 신뢰성을 반드시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 전략을 '지식 투사(knowledge projection)'라고도 부른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전략이 일반인들에게도 합리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기존의 믿음이, 자신이 바라는 근거 없는 희망(기대)이 아닌, 실제 지식일 경우에만 그렇다. 이러한 전략이 부적절한 ‘우리편 편향’으로 뒤바뀌는 것은, 바로 기존에 가지고 있는 믿음이 어떤 믿음이냐에 달려 있다. 즉, 새로운 근거를 바탕으로 그것이 사실인지를 아닌지를 다시 판단할 수 있는 믿음은 정상적인 믿음이다. 그러나 자신이 그 믿음이 진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실제로는 사실인 근거를 부적절한 근거라고 일축하게 만드는 믿음은, 부적절한 믿음이다. 이때 우리는 ‘우리편 편향’을 확연하게 드러낸다.


-키쓰 E. 스타노비치(Quillette, Keith E. Stanovich, 『우리를 분열시키는 편견』 (The Bias That Divides U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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