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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Feb 16. 2021

토착왜구의 전성시대

"왜적이 스스로 실마리를 일으켜 군사를 이끌고 바다를 건너와 죄 없는 우리 백성들을 죽이고 또 한양으로 쳐들어가 흉악한 짓들을 저지른 것이 말할 수 없이 많으며, 온 나라 신하와 백성들의 통분함이 뼛속에 맺혀 이들 왜적과는 같은 하늘 아래서 살지 않기로 맹세하고 있습니다.... 트집을 일으켜 조선 민중들에 학살과 약탈을 일삼는 도적 무리는 우리가 아니라 바로 왜적들입니다. 또한 왜놈들이란 간사스럽기 짝이 없어 예로부터 신의를 지켰다는 말을, 저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이순신('答譚都司宗仁禁討牌文' 답담도사종인금토패문 1594)


인용한 문장은 이순신 장군께서 쓰신 '답담도사종인금토패문(答譚都司宗仁禁討牌文)'에 나오는 글이다. 이 글을 통해 이순신 장군께서 왜놈의 특성을 정확하게 꿰뚫고 계셨다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손자병법에 이런 글이 나온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모르되 나를 알면 한번은 이기고 한번은 지며(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매번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로운 지경에 빠진다(不知彼 不知己 每戰必殆)".  이순신 장군께서는 7년에 걸친 왜놈들의 조선 침략전쟁 동안 왜구와의 해전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사실이 없었다. 이 글이 나온 경위는 이렇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은 겨울이 다가오자, 개전 초기 평양과 함경도를 점령한 파죽지세의 초반과는 달리 조선 내륙에서 장기전을 펼칠 경우, 전멸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국 각지에서 민초와 유생과 승려가 중심이 된 의병이 일어나고, 이순신 장군께서 서해와 남해의 해상로를 장악하여 왜적의 보급로를 완전히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1592년 말 조선 원병으로 참전한 명나라 군대가 왜적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큰 역할을 발휘하지 못하자, 이에 놀란 명나라는 심유경을 보내 왜적과 강화협상을 진행하고, 이순신 장군에게 칙사를 보내 왜적을 토벌하지 말고, 퇴각로를 열어 줄 것을 명령하였다. 그 명령서가 바로 '금토패문(禁討牌文)'이다. 이에 이순신 장군께서는 격분하여 통분함을 감추지 못하고 1594 3월 6일 칙사인 담종인에게 '답담도사종인금토패문(答譚都司宗仁禁討牌文)'이란 답서를 보냈다.


이순신 장군의 조카 이분(李芬, 1566~1619)이 집필한 이순신 장군 행장(이충무공행록)에는 당시 심정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1594년 3월 초6일 맑다. 새벽에 망대에서, 적선 40여 척이 거제 땅으로 건너온다고 전하였다. 당항포 왜선 21척을 모조리 불태운 일에 대한 긴급 보고가 들어왔다. 늦게 고성 땅에서 배를 출발하였다. 순풍에 돛을 달고 거제로 향하는데 역풍이 불어 닥쳤다. 간신히 흉도에 도착하였더니 남해 현령이 급히 보고를 보내왔다. 곧 명나라 군사 두 명과 왜놈 여덟 명이 명나라 담종인이 보낸 패문(牌文)을 가지고 들어왔다. 적을 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심기가 매우 괴로워져서 앉고 눕기조차 불편하였다.”


명나라의 도움으로 조선 내륙에서 무사히 퇴각한 왜적의 본대는, 부산을 중심으로 인근 남해안 일대에 왜성을 축조하고 전열과 전력을 재정비하여, 3년 후 강화회담 결렬을 빌미로 다시 조선을 재 침략하여 전면전에 돌입하였다. 이것이 '정유재란'(1597년 8월)이다.  7년여에 걸친 왜놈의 조선침략 전쟁이 막을 내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이순신 장군께서 해상을 완전히 장악하여 왜적의 해상 보급로 및 병력 지원과 퇴로를 차단한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약탈한 역사는 깊고도 오래되었다. 왜구가 우리나라를 약탈한 기록(기원전 50년)은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한다. 즉 우리나라의 해안에서 약탈을 일삼던 왜구는 2천 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왜구는 일본 해안 지방의 영주에 소속된 사설 무장집단으로, 인접국의 해안과 해상을 가리지 않고 침입하여 약탈, 방화, 살인을 일삼으며 해적질과 노략질을 일삼던 흉악한 도적놈 무리들을 말한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일본 집권 막부에 의한 조선 침략 전쟁으로, 당시 왜적의 수군은 바로 왜구를 중심으로 편성되었다.


특히 정유재란에서 왜적은,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과 똑같이, 백의종군에서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한 이순신 장군에 의해 해상 보급로와 진입로가 막혀 버려 더 이상의 진격은 무리이며, 이미 침공한 영토의 확보마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전략을 바꾸고 조선 침공의 가시적 성과와 명분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도요토미는 민간인 학살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왜놈들은 진퇴를 하는 과정에서 거치는 마을마다 빠짐없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민간인 학살을 감행하였고, 살해한 조선인 머리 대신에 귀와 코를 베어 전공의 증표로 삼았다. 도요토미 막부는 후일 논공행상을 할 때,  베어온 조선사람의 귀와 코의 수효로 결정하였다.  그 악랄한 살인 만행의 역사적 사실은 현재, 교토의 '귀무덤(코무덤)'으로 남아 있다.  기록에 의하면 귀무덤에는 12만 6천 명 분의 조선 민간인의 코가 묻혀 있다고 한다. 


속담에 "제 버릇 개 못 준다"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속담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 "늑대는 고기 먹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개는 똥 먹는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이 두 속담은 공히 '태생적으로 나쁜 사람의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또는 '사람의 천성은 바뀌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성은 이른바 태생적으로 물려받은 성질이다. 심리학에서 이를 '기질(Temperament)' 이라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성격(Character)'이란, 태생적으로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으로 경험하거나 습득한 제반 지리적·문화적·사회적 환경, 교육, 관습 등의 영향 및 상호작용의 결과로 형성된 것이다. 


비록 비슷할지언정 세계 79억 명의 사람마다 성격이 각기 다르고, 세계 206개국의 문화 사회적 특성과 성향이 제각기 다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람이 바뀌거나 '변했다' 할 때, 후천적으로 형성된 성격의 일부가 바뀐 것일 뿐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 전갈이 독침을 찌르고, 독사가 독이빨로 깨물고, 벌이 벌침을 쏘는 것은, 원한다고 해서 바꿀 수 없는 천성이다. 하물며 2천여 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왜구의 기질적 특성이 쉽게 바뀌리라 기대하는 것은 것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다. 


역사 학자 전우용 선생은 2019년 3월 페이스북에서, 1910년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토왜천지(土倭天地)’라는 글을 소개하였다. 이 글에서 '토왜(土倭)'를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인종(人種)’으로 규정한다. 토왜에 해당하는 부류를 요약하면, ①일본의 앞잡이 노릇함으로써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고 반대급부를 누리는 정부 고위 관료층, ②일본의 흉계를 숨기려는 목적으로 터무니없는 말로 대중을 선동하고 일본을 지지하는 정치인, 언론인. ③일본군의 세력을 등에 업고 국민의 재산 약탈과 아녀자 겁탈을 일삼는 친일단체, 일진회 회원들, ④온갖 거짓말을 날조하여 토왜들을 지지하고 애국자들을 모함하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시정잡배.


전우용 선생은 토착왜구의 정의를 이렇게 요약한다. "대한매일신보가 '토왜(土倭)'를 한마디로 정의한 문장은 이것이다. '얼굴은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 ".  그런데 한일강제합방과 일제 강점기 당시라는 과거의 시점이 아닌 현재의 시각에서 '토착왜구'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시대적· 외교적· 사회적 상황이 크게 다른 만큼그 양태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각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나름의 관점을 첨언하자면, 1910년 대한매일신보가 정의한 '토왜'를 전제로 하여 왜구는 크게 다섯 종류로 다시 세분할 수 있다. 


①토종 왜구; 일본 국민 중에서 일본 극우에 속하며, 외교 정치 사회적으로 망언, 망발을 일삼으며 '혐한'을 주도하는 선천적인 왜놈, 그리고 일본 극우의 말이라면 무조건 맹신하며 뭐든 할 준비태세가 되어있고 그게 애국이라 굳게 믿으며 정신승리에 익숙한 일본 본토의 전형적인 왜놈.

②토착 왜구; 일본 토종 왜구가 한반도를 침략해서 정착하거나 씨앗을 뿌린 후손으로, 껍데기만 한국 국적의 한국인, 일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도리와 명분을 따지지 않고 앞장서서 친일부역을 하며 언제든 일본 쪽으로 전향할 준비가 되어있는 태생적인 왜놈. 

③자생 왜구토종 한국인이지만, 자발적으로 일본의 이익을 위해 친일 부역하거나, 또는 일본 극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본 극우를 대변하며 친일 부역하는 정치 모리배, 학자, 교수, 작가, 지식인, 경제인, 종교인, 언론 기더기 등등 과거 을사오적처럼 언제든 나라를 팔아먹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매우 이기적으로 왜구화 된 쌍놈들.

④왜노;  일본문화와 일제 식민사관에 세뇌 종속된 자들로서 토착왜구, 본토왜구, 자생왜구 가리지 않고 그들의 말이라면 무조건 맹신 맹종하며, 그들이 시키는 대로 태극기 휘날리며 친일매국의 총알받이로 앞장서며, 온갖 날조와 왜곡과 선동의 앞잡이 짓을 마다하지 않는 무식한 자들. 

⑤왜요충; 비유하자면, 왜놈의 항문 주위에 기생하는 기생충. 유튜브 또는 출판계 등에서 토착왜구 및 왜노와 같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자발적으로 혐한 이슈에 편승하여,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의 조국인 대한민국과 우리 민족과 역사를 비하하고 왜곡하거나 부정하며, 친일 부역 및 일본팔이에 앞장서는 인간 말종의 쓰레기들이 이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돈만된다면 못하는 짓이 없는 인간 말종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을사늑약과 일제 강점 당시의 토왜들과 아주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3대 국가 전략 과제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뻔뻔하게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는 정당이 있는가 하면, 불문곡직하고 '일본에 사죄하고 고개 숙여야 한다'는 정신 나간 여당 및 야당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하며, 소위 왜구 장학생 출신의 하버드대 교수가 '위안부는 매춘부' 라고 논문을 발표하자, 그 논문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심지어 논문의 심각한 왜곡과 오류에 반론과 이의를 제기하는 외국 유수의 역사학자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껍데기는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같은' 지식인들과 일본의 지원을 받으며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때맞춰 어김없이 등장하는 국적불명, 정체성 불명의 친일단체들이 있다.


다시 말하건대 현시대의 대한민국 위상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 대한민국은 현재 GDP 기준 세계 10위 권의 경제대국, 최상등급에 속하는 세계적 혁신 국가, 군사력 세계 6위, 코로나 19의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세계 1위를 유지하는 선진 민주국가다. K 방역 시스템의 우수성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지난 탄핵 촛불집회 및 현재의 K 방역에서 이미 검증했듯이 일반 국민들의 사회적 인식과 시민의식 수준 또한 과거와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과거와 비슷한 행태의 왜구가 마치 발악하듯이 대놓고 준동하는 것은, 그만큼 왜구의 본거지인 일본이 전반적으로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있는 것은 언젠가 있었던 것이요, 지금 생긴 일은 언젠가 있었던 일이라. 하늘 아래 새 것이 있을 리 없다." 이 말은 성경의 지혜문학에 속하는 구약의 전도서(1:9)에 나오는 말이다.


같은 일을 두고 한 두 번 속는 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상, 같은 일에 세 번 이상 거듭 속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일을 두고 거듭하여 계속 속아 넘어간다는 것은, 결국 그 속임수에 동조하고 동화된 것과 다름없다.


'제 버릇 개 못준다.' 이순신 장군의 왜구에 대한 의분(義憤)과 통찰은 21세기 지금의 현 시국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순신 장군의 말씀을 다시 복기해 본다. "트집을 일으켜 조선 민중들에 학살과 약탈을 일삼는 도적 무리는 우리가 아니라 바로 왜적들입니다. 또한 왜놈들이란 간사스럽기 짝이 없어 예로부터 신의를 지켰다는 말을, 저는 들은 적이 결코 없습니다." 


옳고 그름,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보편적 합리성과 정당성의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 사실에 근거하여 분석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가리켜 '비판적 사고'라고 한다. 나름 생각건대 비판적 사고에서,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어쨌든 현 시국은 가히 '토착왜구의 전성시대'라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주류 언론에 의해 왜곡된 역사에 더하여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친일 반민족 반국가 반사회적 가짜 뉴스, 여론을 호도하는 선동 조작 뉴스가 난무하고, 심각하게 부패한 기득권 엘리트 집단들과 거기에 편승한 왜구들과 토착왜구들이 전방위적으로 준동하는 현 시국에서, 비판적 사고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겠다. (2021. 2.16)


#토착왜구 #이순신 #금토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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