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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Sep 13. 2021

착각

젊은 날, 예수의 말씀 중 오해한 것이 있었습니다.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말씀 그대로 받아들였어야 했는데, 어리석은데다 오지랖까지 넓어 열심히 사랑하고 기도하며 애쓰면 나쁜 나무에도 좋은 열매가 맺힐 것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하고 믿었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이나 믿음의 결과는 늘 실패였습니다. 예수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쁜 나무는 절대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사람의 본성이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람의 어떤 장면, 단면만 보고 우리 멋대로 생각했을 뿐입니다. 좀 분별력을 가지고 지혜롭게 살려고 마음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람을 잘못 보는 어리석음은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들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소모적인 결과를 불러옵니다. 물론 마음과 삶에 상처도 남기고요. 하여, 사람을 만나는 일에서는 더욱 삼가고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시간도 그리 넉넉하지만은 않으니 말입니다.


-최창남(수필집,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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