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정문일침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르헤시아 Nov 10. 2021

그림자(shadow)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은 그리스의 연극배우들이 무대에서 쓰는 탈(mask)에서 유래하였다. 그 의미는 '가면' 혹은 '인격'을 뜻한다. 당신이 보고 싶지 않고, 또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도 않은 당신의 그늘진 모습을 가리켜 당신의 '그림자(shadow)'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예수는 이렇게 지적하셨다. "그대들 눈에 밝은 빛으로 보이는 그것이 실제로는 어둠이라면, 그 어둠은 얼마나 깊은 어둠이겠는가?" (마 6:23) 당신의 자아상은 실질적인 것도, 영구적인 것도 아니다. 당신 자신의 마음, 욕망, 선택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들이 임시로 만들어낸 픽션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페르소나도, 우리의 그림자도 그 자체로는 악한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로 하여금 악을 행하게 하면서 제가 그러는 줄 모르게 만들 뿐이다. 우리의 그림자 속에 숨은 거짓 자아는 우리를 어떤 면에서 위선자(hypocrite)로 만든다. 우리 모두는 이런저런 자기만의 밀실을 만들어 그 안에서 살고 있다. 사회는 각자 맡겨진 역할을 잘하라고 끊임없이 우리를 부추긴다. 사실은, 모든 사람이 당신의 그림자를 볼 수 있고 또 실제로 보고 있다. 당신만 빼고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 스스로 당신의 그림자에게서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이토록 눈멀고 중독에 빠져 있는 우리 인생, 우리 사회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면서 참되게 살지 못하도록 사람들을 착각과 혼돈의 함정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리처드 로어(『'위쪽으로 떨어지다' Falling Upward』)

매거진의 이전글 정의(正義)와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