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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Mar 09. 2022

도척의 개

도척지견(盜跖之犬)은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밥 주는 자에게 무작정 굴종하며 맹종맹동하는 얼뜨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도척은 춘추전국시대의 악명 높은 큰 도둑이며, 그 졸개가 9천여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도척은 앞뒤를 가림이 없이, 닥치는 대로 유린하고 약탈하는 악마와도 같았다고 합니다. 그러한 도척 집에 있는 개는 도척이 어떤 '놈'인지는 알지 못하고, 그저 먹다 남은 밥찌거기나 던져 주는 도척에게만 꼬리를 흔들어 대며, 도척에게 반(反)하는 사람은 그가 누구이냐를 가리지 않고, 옳고 그르고를 헤아리지 않고, 무작정 짖어 대고 물어 뜯습니다. 도척이 짖어라 하면 짖고, 물어라 하면 뭅니다. 짖는 것이 옳은지, 물어 뜯는 것이 옳은지를 스스로 판단함이 없이, 밥찌거기 하나만을 생각하면서, 맹목적으로 움직이고는, 그 더러운 밥찌거기 한 덩이를 얻어 먹고자, 도척의 눈치를 보면서 꼬리를 칩니다.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 그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사람답게 사는 길을 모르는 채, 도척의 개처럼 앞도 뒤도 가리지 못하고, 그저 먹다 남은 밥찌거기 한 덩이 던져 주는 자에게 굴종하며, 비열하고도 악랄한 개 노름을 하는 인간 이하의 존재를 빗대어, '도척의 개'라고 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사람의 길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길을 알려면 역사를 알아야 합니다. 역사를 알면, 내가 어디서 와서,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누구와 힘을 합쳐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곧, 어떤 무리가 도척같은 놈들인지, 어떤 무리가 도척의 개 노름을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철웅(말바르기 '도척지견')


#도척의개 #도척지견 #역사인식 #역사의식 #분별력 #노예의식 #사람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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