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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Sep 05. 2022

정체성 보호인지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반하는 일이 될 경우 수학을 잘할수록 문제를 정확하게 풀 가능성이 줄어든다니. 사람들은 올바른 답을 얻기 위해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옳음을 보여주는 답을 찾기 위해 추론하는 것이었다. 카한은 이 이론을 ‘정체성 보호 인지(identity-protective cognition)’라고 부른다. “중요한 집단과 불화하거나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은 무의식적으로 집단의 가치를 위협하는 사실 정보에 저항한다.”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을 조작하려는 음모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머물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에즈라 클라인,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Why We're Polarized)』(황성연 옮김/윌북 2022)


※정체성 보호인지(identity protective cognition): 예일 법대 심리학 교수인 댄 카한의 이론으로,"문화적으로 다양한 개인이 자신의 집단에서 지배적인 신념을 반영하는 패턴에 부합하는 증거를 선택적으로 신용하고 자신의 신념에 배치되는 증거는 무시하고 부정하는 심리적 경향"(댄 M. 카한 2017)을 말한다. 다시말해 "자신(혹은 집단)의 정체성과 신념(혹은 핵심가치관)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사람들의 심리적 방어기제가 작동하며, 자신의 신념과 충돌하는 정보에 무의식적으로 저항하게 되는 심리적 경향"이다. 따라서 댄 카한 교수는 이성적인 개인이 명백하게 불합리하고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이유를 '정체성보호인지'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가짜뉴스 등 잘못된 정보가 개인 혹은 집단의 정체성을 위협하기보다는 정체성을 긍정하는 것일 때 개인은 그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잘못된 정보의 수정에 저항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정체성보호인지'는 사회 정치 문화 인간관계 등에서 각종 오해의 발생과 편견 또는 고정관념의 심화 그리고 그로인한 혐오, 갈등, 분열, 차별 등 사회적 악영향 확산의 주요 윈인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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