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배움의 가장 큰 병통은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배움에 있다. 그래서 자신에게 좋은 점이 있는데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반드시 슬퍼한다. 그다음에는 원망하며, 그다음에는 분노한다. 슬퍼하면 좋은 점이 발전하지 않고, 원망하면 스스로를 지키는 마음가짐이 변하게 되며, 분노하면 못하는 짓이 없게 된다. 불평이란 화를 내는 것이다. 오직 덕을 이룬 사람만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자신을 위한 배움이 최대치에 이르러 하늘이 내린 덕(德)이 자신의 몸에 배어 있는 경우다. 그런즉 군자의 즐거움은 당초 남이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즐거움이란 애당초 나에게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위백규(魏伯珪, 1727~1798), '이대래에게 보냄〔與李大來〕', 『존재집(存齋集)』 제4권 / 서(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