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하니까,
그것이 트렌드여서,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그래서 언젠가부터 사진을 찍어 올렸다.
친구가 행복했던 사진처럼,
동료가 성취했던 순간처럼,
가족이 위로가 되던 그날처럼,
한 컷의 이미지가 기록되고 SNS라는 창을 통해 날아갔다.
누군가 좋다고 해주면 나도 좋았고
안부를 물어주면 그것도 고마웠다.
하지만 언젠가부터였을까.
모든 것이 두려워졌고 낯설어졌다.
바쁜 순간에 친구의 삶이 툭 다가올 때,
별로 말하고 싶지 않던 삶의 기록에 누군가 아는 척할 때,
친해지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친구를 요청해 올 때,
일 때문에 잠깐 만났던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야 할 때,
나는 생각했다.
가만히 나의 작은 공간에 들어가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요란한 삶의 소리가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도달했을 때,
더 고민 없이 SNS 문을 닫았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이 궁금할 때 -
온라인의 작은 창을 열어 그 작은 기록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노력을 멈추고 있다.
문자를 보내고 안부를 묻는 것으로.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나서 차를 마시는 것으로 삶을 나눈다.
선명한 한 장의 스틸 컷은 내 기억에 없지만
그들이 전해주는 언어로 나는 상상한다.
SNS를 닫아 버린 세상에 사는 것이 가끔
뒷걸음질하는 것 같아 두려울 때도 있지만
느리게 알아가는 것이 감사할 때도 있다는 걸
결코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