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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Apr 15. 2021

돈이 생기자 우울증에 걸렸다

우울증

바리스타 일을 시작했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돈이 생겼다. 방세를 낼 수 있었고, 밥도 과일도 사 먹을 수 있었다.


돈이 생기면, 그동안 돈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 싶어 진다. 근데 나에게는 큰 문제가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과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고, 맛있는 밥을 먹고 싶었지만, '그들은 내 주변에 없었다.' 즉 돈을 같이 쓰고 싶었던 사람들이 내 주변에 없었다.


돈이 없었을 때는 방세 낼 돈이 없었기 때문에, 빨리 일을 찾아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불안한 마음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마음속에서 돈에 대한 불안감에 다른 감정이 들어오고, 다른 생각을 할 공간이 없었다. 생존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고 돈이 생기면서 불안감으로 가득했던 마음에 불안감이 사라지면서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보이는 것은 내 주변 사람들이었다.


돈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답답함과 시간을 같이 보낼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우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울함이 심해졌고, 결국엔 우울증에 걸렸다. 퇴근을 하고 방에 혼자 있으면 우울한 느낌이 극대화됐고,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스스로를 마음속 깊은 어두운 곳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외로움이 무서웠고, 술에 취해서 외로움을 잊고 싶기도 했다.


우울함을 없애보고자,  언어교환 모임에 나갔다. 언어교환 모임에 나가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그 순간에는 우울하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그래서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언어교환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우울감이 더 심해졌고, 더 심한 우울증에 빠지곤 했다. 언어교환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순간의 우울감이 해소되었을지 몰라도, 본질적인 우울감은 해소되지 않았었던 것이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Youtube에서 우울증 치료 관련 강의도 보며,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나의 주변에 시간을 같이 보낼 사람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때 당시 취미가 없었고, 돈과 시간이 생기면, 혼자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외로움을 사람한테서만 해결하려고 했다.


호주를 가기 전에는 한국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도 나에게 취미를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우리는 취미를 가질 시간이 없었고, 취미를 가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호주에서는 취미가 무엇인지도 물어보고, 다양한 취미를 가지며, 취미를 공유하기도 한다. 취미를 가지며 살아가는 호주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눈으로 보며 알게 되는 경험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취미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인생을 잘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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