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y Apr 01. 2021

전 재산 6만 원일 때 깨닫게 된 것

전 재산 75달러

호주에서 바리스타 일을 구하기 위해서 7주 동안 일자리를 구한 적이 있었다. 7주 동안 일을 구하면서 75달러 (약 6만 원)가 내가 가진 돈 전부였다. 방값을 낼 돈도 없고, 밥을 사 먹을 수도 없었다. 그동안 사놨던 쌀과 고추장 그리고 참치캔 등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나중에는 참치캔도 없어서 맨밥에 고추장을 비벼먹었다.(눈물...)

전재산 75달러

방값을 낼 돈이 없어서 시간이 가는 것이 무서웠고,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 아침에 눈을 떠서 구직사이트만 바라보며 새로고침을 얼마나 눌렀는지 아직도 생생하다. 불안한 마음을 조금은 달래보고자 바다를 보러 갔고,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가 있었지만, 아름다운 풍경도 내 눈에는 그냥 슬퍼 보였다.

아직도 이 사진을 보면 슬픈 느낌이 든다.

1달러짜리 초콜릿을 먹고 싶었지만, 사 먹을 수 없었다. 당장 다음 주에 거리에서 잘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다음 날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베란다로 보이는 분주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부럽기만 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러 가는데,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없는 건가'라고 많이 생각했다.


바리스타 구직을 한 지 7주가 되었을 때 일자리를 구했고,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돈을 벌었다.(호주에서는 주 단위로 돈이 나온다) 한 주를 일하고 돈을 받고 나서 최고의 행복은 밥을 먹고 나서 과일을 먹는 거였다.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부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때 든 생각은 밥을 먹고 과일까지 먹을 수 있으면 그건 충분히 부자가 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돈을 벌어본 적이 없었던 학생 시절에는 부모님에게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살았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던 이유는 주변에서 '돈이 중요하다', '돈 많이 버는 직업을 해야 한다'등등 인생을 돈 하나만 보고 사는 것 같았고,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의미에서 돈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겠지만, 돈이 많다고 행복하게 사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돈이 나에게 어떤 의미이고 왜 필요한지 알면, 많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돈이 필요한 것을 알게 된다.


이전 06화 100번 도전하니 기적이 일어났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