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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Jun 26. 2022

'기묘한 이야기' 과연 수작일까?

2022년 6월

니가 요즘 잘나간다며?

-'기묘한이야기' 편-



1. 핼리 평점

- 기묘한 이야기4 : ⭐⭐⭐

- '기묘한이야기' 시리즈 : ⭐⭐




2. 감상평


혹자는

'해리포터'를 연상한다
 
넷플릭스의 프랜차이즈 시리즈다.

명작이다


라며 '기묘한이야기'를 치켜세웠다.


나는 시즌 1을 시작하면서 도대체 이게 뭐가 재밌나 싶은 의문을 떨쳐낼 수 없었다.

'기묘한이야기'를 보며 전혀 '해리포터'를 연상할 수 없었다.


'해리포터' 시리즈와 기묘한아이들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이들의 '태도'이다.


해리포터의 3인방 해리, 헤르미온느, 론을 보면서는 '귀엽다'와 '의젓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기묘한이야기의 4인방(윌, 마이크, 더스틴, 루카스)를 보면서는 '혼내주고 싶다', '시끄럽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애들 돌보기에 지친 경찰서장 '호퍼'만 불쌍했다.


이놈의 '기묘한이야기' 4인방에게서는 반성하는 태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해리포터' 친구들은 때론 실수도 하고 힘든 상황을 함께 해쳐나가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기묘한 친구들은 엄청난 실수를 저질러 놓고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들이 세상을 구했다는 우월감과 시즌이 지날수록 더욱 정의감에 사로잡혀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Do you copy? This is code red”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얘네는 뭐만 하면 코드 레드더라.


'해리포터'를 연상시킨다?

감히 '해리포터'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하고 싶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정이 가는 캐릭터가 하나쯤은 생기기 마련이다. '왕좌의 게임'을 보면서는 '존 스노우'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다.


내가 '왕좌의 게임'을 좋아한 이유는 인물들이 입체적이기 때문이다. '절대 선' 혹은 '절대 악'의 캐릭터가 대비를 이루기 보다는 회색지대에서 권력을 향한 투쟁을 그린 모습이 더 현실적이었다.


하늘엔 용이 날라다니고, 마법으로 사람이 되살아나고, 장벽 뒤에는 죽지도 않는 좀비들이 우글우글 대는 판타지이지만 그 속에서 동맹을 맺고 배신을 하고 사랑을 하는 '왕좌의 게임'은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였다.


'기묘한이야기'의 인물들에게서는 입체감을 찾기 어려웠다.

절대악 마인드플레이어에 대항하기 위해 인물들이 힘을 합하여 여러가지 단서를 얻어낸 다음

'엘'이 혼자 마무리하는 스토리이다.






3. 인물평가


마이크

기묘한 아이들 4인방 중 가장 짜증을 유발하는 존재이다.


시즌을 거듭하고 키가 훌쩍 커도 마음은 여전히 자기밖에 모르는 어린 꼬맹이. 호퍼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는 일절 없고, 쩌리짱 역할에 흠뻑 취했다.


말투부터 맘에 안든다. 자기가 엄청난 통찰력으로 알아낸 양 분위기 잡으면서 얘기한다. 실정은 얘랑 루카스가 제일 하는게 없다.


적어도 루카스는 자기객관화가 마이크보다는 잘되어있어서 이렇게 나대지는 않는다. 시즌4에서는 엘이 질린건지 편지에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해서 엘한테 또 다시 상처를 주게 된다.


고집은 또 엄청 쎄다. 아마 윌러 집안 특징인거 같다.



 

이 친구는 시즌 1,2에 비중있게 나오며 재수없게 마인드플레이어한테 사로잡혀 안타깝지만 딱히 정은 안간다.


불쌍하다. 그거 말곤 딱히 없다. 시즌4에서는 그 비중이 확 줄어들었다.


이 캐릭터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될지 애매할거 같다. 큰 상처를 갖고 있어 주변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타입이다.


마이크를 보는 눈빛이 과연 우정일지 질투일지 모를때가 종종있다. 애한테 굳이 이런 설정을 집어넣어야됐을까... 로빈 하나로는 부족한걸까?



루카스 

이 친구는 가끔 멋있는 말을 내뱉지만, 멋지진 않다. 맥스한테 지금 내가 여기 있다. 나한테 털어놓으라며 얘기하지만 나같아도 아무말도 안할거 같다.


딱히 든든하게 기대고싶은 타입은 아니다. 마이크와 함께 가장 하는 거 없는 인물 중 하나다.


새총을 들고 다니지만 이게 뭐 제대로 역할을 했던적이 거의 없다. 시즌3에서 불꽃으로 어그로 좀 끈정도?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기존 너드 친구들 손절하려고 했지만 결국 친구들 품으로 돌아왔다.  



더스틴 

시즌을 거듭할수록 브레인 캐릭터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요한 순간 활약하며 기묘한아이들 4인방 중 유일하게 제 역할해나가고 있지만, 더스틴이 터트린 역대급 실수를 보며 '기묘한이야기'에 오만정 다떨어지게한 인물이기도 하다.


시즌 2에서 친구들이 뜯어말리며 제발 멈추라던 새끼 '데모도그'를 구태여 집에서 키우는 모습을 보며 또 다시 두 손 두 발 다들었다.


드라마 보면서 이렇게 짜증나긴 또 처음인거 같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잡아먹고 하마터면 가족들까지 다칠수도 있는 심각한 실수를 저질러 놓고도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진짜 '기묘한이야기' 그만 볼까 싶었지만, 시즌4를 위해 스킵을 연타하며 스토리 파악에만 집중했다. 정말... 꿀밤 마려웠다.


일레븐(제인)

기묘한이야기 시리즈의 유일한 해결사.


하지만 사회성이 너무나 부족해 답답하다. 아픔을 딛고 성장해 나가긴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나 더디다. 상처가 많아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한다.


호퍼한테 짜증을 내고 단식투쟁을 부리며 징징대는 모습에서 눈쌀을 찌푸리게 되었다.


왜 내가 시간내서 영상을 보면서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는듯한 답답함을 느껴야 해야될까.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영상들도 잘 피해다녔는데, 넷플릭스에서 이런 징징거리기를 볼줄이야.


시즌 4 1부에서는 초능력 파워를 잃은 엘이 과거회상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엘의 과거회상 전개는 대부분 스킵을 눌러서 넘어갔다.


호퍼 

기묘한이야기에서 제일 불쌍한 인물이다.


호킨스 경찰서장이 애기들 징징대는거 받아주느라 정말 큰 고생을 했다. 물론 엘과 조이스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긴 했지만, 30살도 넘게 차이나는 마이크한테 깝깝한 아저씨라며 대놓고 욕을 먹는다(마이크 이 자식은 고마움이라곤 일레븐한테밖에 못느끼는 놈인가 싶다).


항상 위험한 일에 최전선에 나서며 엘을 향한 부성애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인물이다. 고생고생 다하다가 시즌4에는 소련에 포로로 잡혀들어가 온갖 수모를 당하기까지 한다.



맥스 

사연있는 까칠한 소녀. 시즌3 까지 큰 비중을 못맡다가 시즌4 1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뒤집힌 세계에서 '원(1)'에게 쫓기는 연기가 좋았다. 시즌4가 호평을 받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요즘도 가끔 이 친구의 18번 곡 'Running up that hill'을 듣고 있다.


빌리 

사연있는 까칠한 소년. 근데 좀 너무 까칠하다.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거부감이 드는 캐릭터다. 힘을 좀 뺐다면 어땠을까? 그다지 매력있는 빌런은 아니었단 생각이 든다.


조나단

고생 정말 많이 한 윌의 형. 정의감에 사로잡힌 여자친구 낸시 때문에 또 고역을 겪는다.


조나단도 어린 나이지만 장남의 책임감을 갖고 용감하게 위험을 무릅쓴다. 그렇지만 기묘한이야기 시리즈에서 그다지 매력있게 비춰지진 않는다.


'기묘한이야기' 말고 자신과 잘 맞는 역할을 맡으면 더욱 대성할 배우지 않을까 싶다. 이 친구를 볼때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떠오르는 매력적인 마스크의 배우이다.


낸시 

낸시 윌러. 시즌 3에서 호킨스 포스트의 틀딱들의 잘못도 분명 있지만, 낸시가 정의감에 사로잡혀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기도 했다.


시즌4에서는 옛 연인인 스티브한테 또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양쪽에서 간보는 낸시... 이놈의 윌러 남매.


낸시한테 휘둘리는 스티브와 조나단만 불쌍하다. 호킨스에서 제일가는 엄친딸이지만 사실 몰입도가 떨어지긴 한다.


옛날에 자기때문에 절친인 바버라 그렇게 보내놓고도 정신 못차려서 시즌 4에서 또 다시 동료 기자를 제물로 받치게 된다.



스티브

기묘한이야기에서 몇 안되게 정이 가는 인물이다.


학교에서 제일 날가는 스타였지만 낸시 윌러 잘못만나서 인생 꼬인 케이스. 낸시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현재는 베이비시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동생들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기묘한아이들 4인방 때문에 줘터질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매 시즌마다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스티브가 시즌4 2부에서도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기대가 된다.  




4. 왜 유행일까?


기묘한이야기4는 지난 시리즈에 비해 확실히 재미 요소가 많아졌다. 시즌3까지는 호킨스 마을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4에서는 그 무대가 러시아, 네바다까지 넓어졌다. 맥스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음악도 30년만에 차트 역주행을 이뤄냈다. 지난 시리즈의 떡밥 회수도 매끄럽게 이어졌다.


기존의 시청자가 아닌 나 같이 '기묘한이야기' 뉴비에게는 과연 기묘한이야기4를 보기 위해서 시리즈 전체를 정주행 하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일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최근에 '돌고래유괴단'의 '멜론' 광고에서 '기묘한이야기' 특유의 붉은 네온사인을 활용한 스산한 분위기 연출이 느껴졌다.


왜 2022년에 1980년대의 스산한 분위기 연출이 소비될까?


잘은 모르겠지만 1980년대 미국과 2022년 현재는 공통적으로 물가가 상승하지만 경제성장은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제적 배경을 갖고 있다. 오일쇼크로 인해 유가가 오르며 유통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연쇄적으로 다른 생필품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고 있다.


허리띠 졸라매야 하는 경제적 배경과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의 콘텐츠 소비 간의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런 기조가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 하다보다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1980년대와 작금의 현실에 대응될만한 것들이 또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는게 올바른 반응이지 않을까싶다.



7월1일 기묘한이야기4 2부가 공개된다. 지금까지 본게 아까워서라도 시즌5 끝까지 보게 될거 같다.


이제는 뒷부분이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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