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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Sep 06. 2023

영혼(靈魂) : 스스로 주인이 되고 싶다

2023.09.06

요즘 통 글을 쓰지 못한 이유는 아마 인풋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게는 항상 인풋에 대한 갈망이 있다. 아마 글을 쓰시는 분들에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욕구이지 않을까싶다. 영화라도 한 편 봐야, 책이라도 한 권 읽어야 쓸 말이 생긴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게 되면 인풋을 넣기 위한 에너지도 모자르다. 

오늘 밤 내가 인풋을 집어 넣고 글을 쓰는데 에너지를 소모하면, 

다음 날 충전되지 않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회사에 가야한다.


회사가 먼저고, 나는 후순위다.

공무원 생활을 하며 글을 쓴 프란츠 카프카가 얼마나 끈기 있고 대단했는지 새삼 실감한다.


요즘은 루틴한 일상만 살아오다보니 쓸 내용도 없기도 하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콘텐츠가 부족한 사람이었나 싶다.


어쩌면 뇌가 스스로 스위치를 꺼버린거 같기도 하다.

회사에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작업들에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일을 시작한 이후로 멍한 날이 많아졌다.

지금도 멍한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

안전한 회사에 영혼을 맡겨두고 월급을 타가는 삶이 아닌,

나 스스로 온전히 자립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싶다.

나의 영혼을 되찾아 오고 싶단 말이다.


험한 세상이겠지만, 

그럼에도... 온전한 나로 살아가고 싶다.


당장은 아니고,

조금만 더,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6개월, 혹은 1년 정도.

그 이후엔 그냥 현생을 받아들이면서 살지,

나의 영혼을 되찾아올지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1년 뒤 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 보다 조금 더 나은 월급쟁이일까.

꾸역꾸역 나를 세상에 증명해 나가는 온전한 개인일까.

아니면 그때도 현실을 수긍하지 못하고 한심한 미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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