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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May 20. 2019

브랜딩을 시작하라는 데 뭐부터 해야하죠...? 멀뚱..

실무자에게 불친절한 우주적 얘기들만 가득해서야...

브랜딩.... 

책도 많고 강의도 많고 구글에 치면 브랜딩에 관련된 오조오억개 아티클이 나옵니다. 


하지만, 오늘 오전 '브랜딩 기획안' 만들어오라는 대표님 얘기듣고 지금 '무지의 영역'을 몸소 체험하고 있을 실무자에겐 좀 불친절한 내용들이 많죠. 너무 거대하거나, 어렵거나...평균의 논리에 점철된 레퍼런스들이랄까

요. 물론 스타벅스의 사례와 아마존의 기업문화는 귀감이 될만한 좋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너무 큰 얘기들이죠. 인사이트로는 적절하지만, 파일단위에서 일해야 하는 실무단에선 꽤나 소화하기 어려운 주제일 것입니다. 


그래서....실무자들이 컴퓨터 켜고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간략하게 소개해볼까 하는데....이것은 제가 이래저래 일하면서 느낀 것들입니다. 주관성이 많을거에요.


'잘하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보니... 사실 너무 케바케고 많은데다 개인차가 있더라구요. 반면에, 안하면 '나중에 좀 피곤해질' 체크리스트는 대체로 비슷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무 이전에 한 번 체크해봐야 할 사항들' 을 좀 얘기해보려 합니다. 


1,2부로 나누어 볼 생각이고...오늘은 '일하기 전' 에 확인해봐야 할 사항들을 말해보려고 해요.




1부



그전에, 브랜딩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 지 책에 나온 내용 말고 다른 부분을 알아보도록 해요. 책에선 소비자에 대한 관찰, 분석, 타겟팅, 차별화포인트 설정, 컨셉, 일관성, 맥락있는 스토리 등등..다양한 것을 얘기하는데 물론 다 맞는 얘기입니다. 다만 아래의 3가지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1. 아다리

2. 선천적센스

3. 용기(=돈)




아다리는 

중요합니다. 


혹자는 본인이 군중심리의 허점을 꿰뚫은 것처럼 대단한 발견을 했다고 좋아하지만 실상은 대부분 비슷하게들 소비자의 행동을 읽어냅니다. 사람 생각 거기서 거기고, 특출나게 고져스하지 않는 이상 인간의 행동에서 엄청난 대발견을 하긴 어렵습니다. 뭔가 치밀한 분석과 엄청난 인사이트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아주아주 미세한 우연의 모임나름의 노력이 정교한 시계톱니처럼 돌아가는 것이죠. 

모든 것이 우주의 법칙이라면 대체 나는 왜 여기서..하아...


선천적 센스도 

중요합니다.


이건 빠르게 개념들을 정리하고 공통점을 찾아내고, 사람들의 대답 뒤에 숨겨진 함의를 읽어내는 능력이랄까요.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이것은 쉽사리 길러지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애시당초 예민해야 하고, 잡지식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기질과 경험, 회고를 통한 정제 등등이 차분히 쌓인 존재들이 가질 수 있는 하이레벨 스택입니다... 이런건 매우 부럽죠. 하지만, 나도 나만의 어떤 능력이 있을테니 이런 고위존재들을 바라보며 우울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돈..

그것은 

에브리띵


돈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것을 소위 용기라고 말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브랜딩엔 일관성과 포인팅이 중요해요. 그것이 꼭 '장기전' 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건 '시행착오'의 필요성에 가깝죠. 하지만 장기전이든 시행착오든 돈이 들어가고 날려먹는 건 필연적입니다. 타노스같죠. 


I'm inevitable


크든 작든 돈은 들어가고, 먼지처럼 소멸될 겁니다.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시도들이 쌓여서 어떤 맥락을 만들어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시도없인 맥락도 생기기 힘들다는 애기입니다. 시도는 곧 돈이구요. 어디 회사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인스타 사진 몇 장으로 터졌다더라!! 하는데... 그건 매우 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 그렇게 몇 장 만으로 터지는 곳은 없습니다. 스타벅스도 의자 바꾸고 콘센트만 바꿔서 대박친게 아닙니다. 아주 복합적이고 정교한 시도들의 총합이 만들어낸 것이죠. 그 안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적지 않은 비용이 지불해야 했을 겁니다.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다음을 생각해보아요




우선..무작정 일부터 하기 전에 잠깐 멈추고 생각해봅시다. 

'이 일이 과연 첫 단추가 제대로 꿰어지긴 한건가?'


브랜딩이 탁상에서 빙빙 돌고 한 사람만 죽어나는 야근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아래 몇 가지 질문들에 잘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1. 갑자기 왜 시작하는가...? 


경쟁사꺼 보고 쫄려서, 잘하는 레퍼런스보고 삘꽂혀서, 왠지 해야할 것 같아서, 투자받았으니까, 정리가 안되서, 있어보이려고.... 등등의 이유라면 (직접 드러내지 않아도 혹시 그렇다고 느껴진다면) 좀 멈춰봐야 할 일입니다. 브랜딩은 뭔갈 벌리는 게 아니라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일부터 정리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2. 목표가 뭔지..


브랜딩은 정성적인 거고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그냥 해놓고 기다리는 거다!~ 라는 식의 논리는...회사에선 모두를 힘들게 할 뿐입니다. 고객들에게서 어떤 댓글이 달렸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인 워딩을 적어놓던가, 회사소개서도 필요한 만큼 목적을 정해두고 인쇄부수를 잡는다거나, 웰컴킷을 만들어도 정확히 이 볼펜을 어디에 어떻게 쓰라는 건지 용도를 명확히 해놓고 킷을 만들어야 해요. 실무자가 자신의 일에 목표를 모르면... 또는 그 목표가 은하계 밖에 있으면 매우 힘들어집니다.


3. 나 말고 누가 일하고 있는가?


혹시 혼자 다 하고 있다면 그만 두셨으면 합니다.


4. 일단 만들고 나중에 바꾸자는 디렉션


노놉..이런건 없어요. 브랜딩은 완성된 형태여야 합니다. 우리의 고민을 소비자가 이해해줄 필욘 없으니까요. 소비자는 완성된 브랜드를 원합니다. 진행중이라는 건 우리 사정인거죠. 


5. 악역이 없는 상태


악역이라는 게 개도라이같은 성격파탄자가 아닙니다. 브랜딩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의견충돌과 갈등, 불화, 심한 경우 퇴사와 예산리스크 등등은 필연적입니다. 누군가는 이걸 견뎌내야 하고 책임져야 하기도 합니다. 모든 게 웃으면서 흘러가진 않습니다.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짜증도 나고, 화도 날 겁니다. 당혹스러운 일들이 많고, 예상과 다르게 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몸만 사리고 있으면 .... (말줄임)


6. 종이와 책상에서 나온 브랜딩


데이터는 소중합니다. 그리고 가치가 있죠. 물론 유효한 해석이 바탕이 된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유효한 데이터는 현실성에 기반해야 하고, 현실성을 파악하려면 거리로 나가보셔야 합니다. 우린 애널리스트가 아니에요. 공시보면서 주가등락을 예측하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의 행동을 움직이고,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하죠. 데이터와 현장의 괴리를 파악해내야 하고 입으로 나온 대답 뒤 숨겨진 의미를 캐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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