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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Apr 05. 2020

지극히 디자인적으로 본 정당별 포스터 분석기

이 글을 쓰는 동안은 잠시 정치고 나발이고 우주에서 본다는 느낌으로.

아 드디어 왔습니다. 공보물. 뜯어보았더니 아주 콘텐츠 거리가 한 가득이더라구요. 하도 당 이름이 바뀌어서 요즘은 뭐가 뭔지도 좀 헷갈리긴 하지만, 막상 또 읽어보니 재밌더군요. 하지만, 오늘은 지극히 디자인적으로만 정당소개 공보물을 한 번 분석해보려고 해요. 이게 아주 소개서를 만드는 제 입장에선 훌륭한 콘텐츠가 아닐 수 없거든요. 게다가 이런 디자인을 하시는 분들은 꽤나 잘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일전에 야당여당 한 번씩 일을 해본 적이 있었어요. 한 번은 국회의원 예비후보님과 같이 이런 공보물, SNS운영 등을 했었고, 한 번은 시장님의  시정 성과발표자료를 만들었더랬죠. 보통 이런 홍보물은 에이전시에 맡기는 것이 보통입니다. 클라이언트(그러니까..후보 당사자 또는 정당대표)의 요구가 많이 반영되긴 하지만, 보통은 전략담당하시는 분의 컨펌이 주가 됩니다. 사실 결정권자는 이런 디자인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거든요.


시기가 시기인만큼 어그로없이, 정치색없이, 코로나 얘기없이 아주 디자인적으로만 볼 테니 걱정마시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꼬! (아. 순서는 랜덤하게 했으니 뭐 위에 있다고 해서 더 마음이 가고 그런 건 아닙니다.)





아. 강렬해요 강렬해. 이게 뭐랄까. 힙하다고 해야하나...이게 약간 할렘의 벽을 수놓은 그래피티 느낌도 있고. 굉장히 공격적인 레이아웃이에요. 지금 이게 보시면 X자의 구도선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각 텍스트도 사선에 맞춰 흐르고 있죠. 이것은 강한 역동성을 주는 건데 '끝내자!!!!' 라는 강한 텍스트와의 조합이 꽤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놓인 각종 오브제들 있잖아요. 월계수잎, 화살표, 뭐 사람모양, 땡땡이 이런 것들. 확실히 이런 격렬한 레이아웃엔 이런 흩어진 오브제가 매력을 더해줘요. 사선의 레이아웃은 무게배치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작은 패턴이나 오브제를 활용해서 무게감을 적절히 부여했을 거에요. 잘했어요.


 배경느낌도 지금 손으로 직접 칠한 듯한 느낌이 들잖아요. 사실 쉬운 디자인이 아니었을 거에요. 어떤 오브제를 써야 할 지도 좀 고민되었을 겁니다. 최초오더는 그래피티 스럽게 만들어달라고 했을 거에요. 또는 "후기인상파 스러운 강렬함을 주고싶어요. 그리고 막 휘몰아치고 다 뿌수고 끝내고 아주 이 세상을 작살을 내는 듯한 매드맥스 스타일로 만들어주세요." 라는 식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확실히 눈길은 끄네요.




이건 뭐랄까. 음... 아주 애국심을 유발하는 그런 포스터네요. 일단 명조체와 고딕체의 미려한 조합이 눈에 띕니다. 명조체도 아주 고전적인 견명조 이런걸 쓴 거 같아요. 7을 좌측에 배치했지만 크게 문제는 없을 거에요. 오히려 꽤나 잘한 선택같아요. 사람의 시선은 중앙에서 약간 15% 상단에 먼저 위치합니다. 우리공화당이란 로고보다 7을 먼저 보이게 한 것 같아요. 중앙상단, 좌측우선 이라는 시선의 흐름을 고려한다면 나름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텍스트의 힘은 별로에요. 국민의 힘, 태극기의 힘... 너무 추상적이죠. 사실 '힘' '세우다' '위기' 등 메인이 되는 단어와 이미지와의 조합이 하나도 없어서 유기적인 느낌은 없어요. 하지만 아래 쓰인 이미지가 워낙에 유명한 이미지이다보니 이미지 자체의 짤방력이 브랜드이미지를 더해주는 것 같아요. 사진 해상도와 명/채도조정이 좀 아쉽네요. 



이번에 좋은 에이전시 쓰셨나봐요. 여러분도 보셨겠지만 내지도 꽤나 공들였더라구요. 심지어 두꺼워. 12페이지나 돼. 고생많으셨을 것 같아요. 아마 손과 커튼 잡고 있는 건 셔터스톡 이미지 썼을거고, 텍스트랑 이미지해서 오버레이 한 거에요. 캘리그라피는 괜찮네요. 하지만 텍스트 문구가 좀 별로에요. 이번에는 정의당이라뇨. 선거 때 쓰이는 텍스트는 가열찬 행동을 유도해야 해요. 구체적인 서술어가 없는 건 좀 아쉽네요. 전반적으로 이번 문구는 좀 독백같은 느낌이 있어요. 


제 생각에 이번 이거 제작하신 담당자와 에이전시가 굉장히 감성감성적인 걸 추구하시나 봐요. 디자인 퀄리티는 꽤나 트렌디하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특이한 건 유일하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아이가 있떠라구요. 오 괜찮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곰곰히 생각해보면 시각장애인은 저것조차 보지 못하잖아. ;;; 주변사람이 알려줘야 하는건가?...여튼 사용성 관련한 UX에 신경을 쓴 것 같긴 한데 그럴거면 점자로 만들지 그러셨어요. 1% 정도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내지의 폰트와 디자인은 꽤나 세련된 편입니다. 폰트는 본고딕, 본명조를 쓴 것 같아요. 자간을 -10 정도 조정해서 가독성을 높였어요. 하지만 너무 볼드한 폰트가 주를 이뤄서 전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에요. 아마 수정하면서 '강조해주세요' 란 오더가 많았겠죠? 다행히 충분한 여백이 이 힘을 상쇄시켜주고 있습니다. 


전체 텍스트는 "뭐시기를 뭐뭐하라!" 라는 표어를 쓰고 있습니다. 민생하라! 초록하라! 이런건....내부적으론 쩔었다고 생각했을 지 모르겠으나...정작 보는 사람은 그래서 이게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좀 추상적이긴 해요. 명사+하라 라는 식으로 어법 파괴를 통해 눈길을 끌고 싶었던 모양인데... '하라!' 라는 어미가 힘이 없어요. 일단 'ㅏ' 발음 자체가 그렇게 강한 느낌이 아닌데다가, 특정주체가 없는 명령어는 매우 공허하게 들리거든요. 뉘앙스가 좀 하늘에 대고 주먹쥐는 것 같달까요. 강한 어조를 주고싶었따면 차라리 '청년이다!' '초록이다!' 라는 식으로 단정형 어미를 썼으면 조금 더 주먹불끈 느낌을 줄 수 있었을 지도 몰라요.

보자... 이건 꼬딕씨 썼네요. 손혜원 의원이 잘 만들어놓은 디자인 덕에 꽤나 트렌디한 느낌을 계속 유지하고 있긴한데....내지보면 뜨악입니다. 꼬딕씨는 그리 가독성이 좋다고 보긴 어려워요. 베이스라인과 탑라인을 가득채운 형태거든요. 이런 폰트들의 가독성을 높여주려면 행간을 충분히 띄워줘야 해요. 근데...내지 행간 무엇?... 따닥따닥 붙어있는데다가 텍스트는 핵많아서 읽으려다가 헉했어요.


하지만 내지에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3,4번에 언급되는데 딱 그 위치에 대통령 사진을 넣고 시선을 텍스트쪽으로 돌린 것은 좋았어요. 텍스트와 이미지의 일치감을 잘 살렸네요. 


표지는 디자인적으론 잘 모르겠지만, 메시지 하나는 참 잘 살린 것 같아요. 번호와 정당 이름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을 거에요. 특히 나이드신 분들은. 저렇게 위치를 딱 보여주는 건 아주 직관적이긴 해요. 하지만 그냥 찍으라고 강요는 하는데, 뭘 어쩐다는 건지 공약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하긴..뭐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지라 뭔가 공약을 내세우는 것도 좀 이상하려나요. 투표독려 및 시니어분들을 위한 직관성 측면에선 잘했다고 해주고 싶네요.


어머 힙해라. 핑크..뭐야. 게다가 약간 핫핑느낌이에요. 누가 컬러선정했는진 몰라도...왜 이걸로 했는 지 한 번 물어보고 싶긴해요. 유일하게 사진없이 깔끔하게 컬러감으로만 만들었네요. 하지만 텍스트가 더 강조되고 번호가 상대적으로 좀 죽긴 했네요. 지금 당번호와 당명이 우측하단에 있잖아요. 저긴 시선이 빠지는 아웃스페이스거든요. 저기에 뭐 두는 게 딱히 좋진 않아요. 


폰트를 4개 정도 쓴 것 같아요. 나쁘진 않네요. 하지만 위에 '지난 3년동안~...' 이 부분은 조금 더 아래로 옮겼어도 됐을 텐데요. 가뜩이나 색상바탕에 흰색 글씨는 산란효과때문에 눈이 좀 어지러워져요. 가독성이 매우 떨어진답니다. 흰색이 우르르 모여있으면 더 심해져요. 약간 행간을 더 주는 게 좋았을 거에요.


그리고 알게모르게..약간 디자이너의 한숨소리가 좀 들리는 듯 해요. 이거 하면서 엄청 이것도 넣자, 저것도 넣자라고 추가오더를 주신 느낌이 나요. 내지 상단에 멘트들 있잖아요. 디자이너가 이거 만들 때 공간을 만들고 텍스트를 넣었겠죠? 근데 원래 텍스트는 훨씬 길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우리의 아들 딸에게 '빚 유산' 이 아닌... 어쩌고" 이 부분도 사실 "우리의 소중한 아들 딸에게 더 이상 '빚 유산' 이 아닌..어쩌고" 이랬을 거에요. 다른 건 다 가운데정렬인데, 이 부분만 왼쪽 정렬로 되어 있거든요. 이거 텍스트 줄이다가 정렬 실수 한 거에요.


이름에 한자도 후에 억지로 넣었을 거고, 경력도 우겨넣느라 폰트를 밀어넣은 흔적이 있어요. 어떤 글자는 길죽하고...어떤 글자는 넓적하고 막 이래요.ㅋㅋㅋ...프레임에 맞춰 그냥 폰트를 늘리고 줄이고..


음... 이거 셔터스톡이나 클립아트코리아에서 소스 다운 받으신거죠?.... 되게 교수님의 온라인강의 표지같이 만드셨네요. 음.... 이름 하나는 제대로 알리시긴 한 것 같아요. 민생만 아주 빻. 


애국심이 아주 어마어마한... 일단 폰트의 굵기에서 먹고 들어가구요, 숫자는 정말 빡 강조 잘하셨네요. 그리고 위에서부터 폰트 웨이트를 점진적으로 강하게 주면서 역하이어라키를 만들어냈어요. 가운데로 시선을 모는 데에는 성공하신 것 같아요. 김문수님 사진은 저거 넣고 억지로 넣으신건지... 아니면 분명 사진 달라고 했는데 마땅히 쓸 사진이 없었나봐요. 그냥 이걸로 해요 라고 했겠죠. 일단 해상도 다 깨졌구요. 누끼 대충따서 가르마쪽에 흰머리 다 보여요. 그리고 저거 누끼 패쓰 잘못따서 그냥 지우개툴로 살짝 지운 거 티 다나요. 뒤쪽에 픽셀 깨진거봐. 찌릿.


일단 이건..포스터 디자인 뭐 그런 걸 떠나서 허본좌님 머리숱 왜케 많아? 눈 쳐다보면 저렇게 많아질 수 있는거야?... 저 헤어스타일이 더 궁금해요. 일단 폰트 가득하구요, 빨강, 노랑, 파랑, 검정의 화려한 CMYK디자인이 눈에 확 띄긴 하네요. 사실 전혀 눈에 안들어와야 맞긴 한데 워낙 자꾸 1억을 준다, 150만원씩 준다고 해서 욕망의 눈으로 보게되는 자본주의UX 잘 만들어놓으셨구요. 웃긴 건 삼삼공약이람서요... 삼삼 어디있어요?... 5개 공약인데요?...



은근 디자인 겁나 신경쓴 티나요. 정확히는 신경을 썼다기보단..요소들을 집어넣기 위해 억지로 이것저것 가시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안간힘이랄까요. 일단 이승만, 박정희대통령 사진 해상도 분명 안좋았을 거에요. 그래서 필터로 드로잉, 유화느낌으로 바꿔서 그거 무마시켰을 거구요. 앞에 당원들 사진 넣어야 해서 사진앞쪽에 가우시안 엄청 주었는데 핵어색해..아 제발...ㅠㅠ..... 페더라도 좀 많이 주지 그러셨어요. 가운데 태극기는 또 살려야 하니까 페더도 많이 못 주신거죠?...뒤에 국회의사당 원근하고 도시 원근하고 안맞아요. 이것도 막 급하게 넣으신듯한 느낌이...일단 파랑빨강 색감은 확실하네요. 내지는 좀 난감하구요, 뒷면 해상도 좀..제발... 


120g  아트지에 4단접지 형태로 왔어요. 유일하게 리플렛 형태더라구요. 당원들의 스탠딩포즈 사진을 쭈우우욱..늘어놓았어요. 그 부분의 디자인은 꽤 좋은 것 같아요. 눈에도 확 들어오고, 글씨도 잘 읽히더라구요. 무엇보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조합은 꽤나 가시성을 좋게 만들어주거든요. 괜찮은 색조합인 것 같아요. 하지만 뒷변은 좀 정신없긴 해요. 여긴 너무 행간을 띄우는 바람에 좀 난잡해졌어요. 그리고 각 파트별 여백이 없어서 하이어라키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아요. 하고싶은 말이 엄청 많았나봐요. 긴급제안해서 얼마 준다! 뭐 이런 거 했으면 노란색 박스라도 쳐서 좀 강조하지 그러셨어요. 너무 다 같은 위계에 있어서 뭐가 강조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오우. 뭐야. 이 사진. 이거 찍으러 내려가신..?... 여튼 사진은 정말 잘 나오긴 했네요. 기자님이 잘 찍어주신 듯. 아주 강렬한 '언행일치' 텍스트 오지네요. 국민의당 색이 좀 구려요. 주황색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색 중에 하나거든요. 무난해 보이지만 매력은 엄청 떨어진답니다. 232명을 대상으로 했던 조 홀록의 설문에서도 주황색은 비호감도가 30%가 넘은 색이에요. 26%에 이르는 사람들이 '저렴하다' 라는 의미를 떠올리기도 했죠. 


 10번 번호의 시각정렬도 좀 아쉬워요.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느낌이 들죠?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어서 시선을 가게 만든거면 대성공입니다.


오히려 내지 디자인은 좀 괜찮았던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 이 분은 사진이 늘 아쉬웠는데 뒷표지 사진은 꽤 잘 나오셨네요. 공약이 딱 보이지 않아서 좀 찾아야 했어요. 언행일치 좋은데 행 부분도 강조해주셨으면 좋았겠는데요. 메시지에 엄청 집중하신 듯 해요. 할 말 많으셨나봐요. 기업CEO 출신답게 기자회견 멘트도 집어넣어주고..약간 대표인삿말 처럼. 




힘들다. 선거 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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