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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Mar 18. 2021

오늘 구독자 2만명이 되었어요.

2만명이면 올공 체조경기장 한가득인데. 아이유라도 된 기분입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3년. 

여러분은 기억할런 지 모르시겠지만... 브런치의 시작은 원래 일기나 써보려고 가입했던 거에요. 그래서 손그림으로 그렸던 여행기같은 것도 올리고... 일기도 쓰고 그랬더랬죠. 그 땐 이게 그냥 블로그 같은 거였지 무슨 돈을 벌거나 그런 곳이 아니었으니까.


브런치가 크면서 저도 함께 성장했어요. 본격적으로 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를 어필할 곳이 간절했는데... 포폴없는 디자이너에게 나를 드러낼 것은 글과 말 밖에 없었단 말이죠. 이렇게 저렇게 갑작스럽게 성장한 뒤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연예인병에 걸려서 괜히 압박감에 비틀거리기도 하고, 아직도 넵병을 뛰어넘지 못하는 트래픽을 보면서 역시 그때 그건 운빨이었단 생각을 하기도 하고... 경솔한 글로 혼도 나고, 팬레터란 것도 받아봤어요. 덕분에 TV에도 나갔고 책도 엄청 썼죠. 사람들에게 이래저래 알려지기도 했고.

3,4년 사이에 사람이 많이 바뀌어서 이젠 예전같은 기민함이나 괜한 불편함같은 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프로불편러적 기질이 관찰력의 원동력이었는데... 막상 사람이 좀 차분해지고 나니 글쓸 거리도 한결 줄어들더라구요. 그런거 있잖아요. 예전엔 '와, 저게 어떻게 저러지?!' 하면서 이 분노를 글로 담아내리라 다짐했다면..지금은 다 그럴 수 있는 것 같고, 그래 니 말도 맞고, 내가 욕을 하면 검은 소가 뭐라 생각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된달까요. 


콘텐츠 만드는 사람이 겁이 많아지면 안되는건데. 어쩌겠어요... 전 인정욕구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욕먹는 건 또 무서워하는 모순덩어리인걸. 그래서 좀 안전한 글 위주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게 그렇더라구. 직원분도 생기고, 사무실도 생기고... 이래저래 책임질 게 많아지면서 막 쏘아붙이는 건 이제 조심하게 돼요. 뭔갈 자신있게 쓴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욕 한번 오지게 먹고 나면 '악플보다 무플이 낫다.' 란 생각이 들 거든요.


여튼, 이젠 일에 좀 더 집중해보고자 하여... 저희 회사소개서 제작하는 이야기와 브랜드텍스트에 대한 재미없는 이야기들 위주로 많이 올려보려고 해요. 사실 흥미진진한 뭘 하나 써보고 싶었는데... 맨 정신으론 안될 것 같아서 고민 중이에요. 필명을 쓰던가 해야 하는 거거든.


비록 지난 글들 만큼 카타르시스가 터지진 않더라도..뭔가 도움되는 글들을 꾸준히 써볼 생각이니.. 애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사실 짤을 보고 글이 떠오르는 타입인지라... 좋은 짤 있으면 제보도 해주시고.


2만명이면, 올공 체조경기장을 아주 꽉꽉 채워야 가능한 숫자래요. 어제 아이유의 내손을 잡아 콘서트 공연 영상 보면서 빠져들었는데... 왠지 그런 기분도 들고 좋네요. 모두모두 감사드려요 :) 말나온 김에 아이유 콘서트 라이브나 보고 가세요. 진짜 이제..10년만 지나면 아이유는 거의 나훈아급이 될 것 같아. 라이브 대박..


https://www.youtube.com/watch?v=3iM_06QeZ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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