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창선 Oct 28. 2021

브랜드 정리의 끝판왕, 컬쳐덱을 만들어보자!

아마도 회사에서 제작하는 도큐멘트 중 끝판왕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데.

<스압주의>


들어가기 

전에!  



  <기록은 전파를 위해서>  


여러분 그거 아세요? 나라를 세우고, 기틀을 확립하기 위해 왕들이 제일 먼저 했던 거. 세조가 딱 즉위해서 이게 보니까 뭐 관제고 시스템이고 엉망인거야. 그래서 우선 'BX팀' 같은 걸 만들었겠죠. 일종의 TF팀. 육전상정소를 설치한 뒤에 '경국대전'을 만들기 시작했단 말이에요. 이 후에 성종이 디벨롭 시켜서 완성했구요. 

뭔가를 기록해서 남기는 이유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어요. 

완..완성했어!!!!(성종아님)


하나는 '전파' 를 위해서입니다.

다음은 '권능과 효력'을 부여하기 위함이에요.




01 > 전파력은 '기록'의 속성에서 나옵니다.


흔한 법전의 예론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이나, 프랑스 민법의 기원이 된 나폴레옹 법전, 힌두교의 기원을 알린 마누법전, 로마시대엔 로마법도 있을 거에요.

이것들 모두 지배하고 있던 지역이나 같은 종교를 지닌 사람에게 공통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죠. 이게 말이나 그림이었다면 전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에 따라 뜻이 왜곡되었을 거에요. 법규가 소문처럼 막 그렇다카더라~하고 떠돌아다니면 안되잖아요. 글은 말과 그림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명확했죠. 그리고 '복사본'을 만들 수 있단 점에서 전파에 용이했습니다.

물론 양이 적다고는 안했음.



02 > 권능과 효력은 '불변'의 속성에서 나옵니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에게 권위가 없는 것처럼...문장과 말도 마찬가지에요.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은 안정과 통제감을 선사하고, 이는 사회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심리적 기반이 되어주죠. 물론 법전도 조금씩 수정, 변화되긴 하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럼 컬쳐덱은 법전인가요?>  


컬쳐덱의 목적은 이것들과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다른 점도 있죠. 이걸 좀 알아볼게요.



1. 컬쳐덱은 '법적효력' 으로 작용하진 않습니다. 이 점이 법전과 컬쳐덱에 가장 큰 차이죠. 


2. 문화는 탑다운으로 찍어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컬쳐덱엔 분명한 '강제성' 이 있죠. 


3. 그래서 정확히는 '컬쳐' 라는 단어가'문화' 그 자체로 해석되는 것은 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오히려 우리 회사가 움직이는 원리와 룰을 명확히 명시한 'Rule Board' 에 가깝죠.


5. 그러나 우린 익숙한 걸 좋아하므로, 그냥 컬쳐덱이라고 부릅시다.


6. 컬쳐덱은 우리 생각과 행동을 하나의 단어, 문장으로 정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현상의 기록' 이죠.


7. 또한 우리가 지켜야 할 규정들을 정리한 내용들도 있습니다. 이건 '원칙의 선포'죠.


8. 또한 우리가 지켜온 것과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규정하기도 합니다.이건 '비전의 선포' 죠.


9. 이렇게 3가지의 내용을 한 도큐멘트에 담아놓은 것이 컬쳐덱입니다.


10. 이렇게 만들어진 컬쳐덱은 연역적이고, 하향전파식이고, 합의를 통해 권위가 발생합니다.



자, 내용이 너무 어렵진 않으신가요? 정리해보자면, 컬쳐덱은 


Chapter 01 : 기록하기
'지금 우리 회사의 생각과 행동을 언어로 정리'
Chapter 02 : 전파하기
'우리 회사의 방향과 계획을 언어로 정리'
Chapter 03 : 규정하기
'우리 회사의 규정과 원칙들을 언어로 정리'


이런 구조를 띠고 있답니다. 그 속성은 좀 직설적으로 말해서, '강제적이고, 탑다운 형식' 이 맞습니다. 다수의 합의에 의해 내용들이 규정됐지만 결국 그 내용이 다시 전체 구성원의 행동강령이 되니까요. 법도 마찬가지잖아요? 우리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에 의해 발의되고, 그걸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컬쳐덱은 왜 만들어요?>  


자, 이제 궁극적인 질문입니다. 이걸 왜 만드냐. 제가 컬쳐덱을 만들면서 클라이언트님들과 얘기했을 땐.... 여기에 적을 수 없는 굉장히 프라이빗한 이유들이 많았어요. 이는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고, 현재의 위계가 어떤 식으로 잡혀있느냐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다양한 외부이슈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사내 정치적인 이슈도 있고

신입멤버 유치를 위한 목적도 있고

투자유치 준비 또는 투자유치 이후 확장을 위한 기틀

오래달리기를 위한 사전작업

권위와 지배구조를 재정비하려는 목적도 있고

새로운 신사업 런칭! 또는 피벗


등등 대부분의 터닝포인트와 중간점검의 시기에 '컬쳐덱' 이 존재하고 있죠.




  <이게 쉬운 게 아닐텐데요...?>  


맞습니다.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어려워요.


01) 분량이 많아요.

컬쳐덱은 기본적으로 50~100페이지가 넘어가요. 회사의 거의 모든 내용들을 총정리하는 셈이니까요. 그리고 앞으로도 디테일한 부분이 계속 업데이트되어야 하므로 '편집가능' 해야 하고, 모두가 '접근가능' 해야 합니다. 회사의 위키같은 자료가 되는 거에요.


그래서 PDF로 뽑는 버전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내 노션 채널과 연동해서 쓰기도 한답니다. 또 컬쳐덱은 그 자체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컨텐츠' 역할도 합니다. 넷플릭스가 자신들의 컬쳐덱을 공개했을 때 사람들이 다들 '우왕..빡센데 멋져...' 라고 생각했듯 말이죠.

많아....



02) 모두의 협업이 필요해요.

대표가 모든 팀의 상세내용까지 다 파악할 순 없어요. 결국 팀장과 선임급의 역할이 중요해지죠. 각 팀의 목표, 문화, 제도, 과업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수거든요.

그리고 우리의 행동원칙을 설정하는 데엔 다수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업무방식, 입/퇴사, 사내복지 등의 부분들이 특히 그렇죠. 또한 인사규정, 급여, 인사규정 등 인사팀의 역할도 두드러집니다. 


이 모든 걸 중간에서 정리하는 최종실무자(데스크)가 있어야 하고. 그걸 받아서 정리하고 텍스트로 바꾸고, 디자인을 하는 저희같은 곳도 있어야 하죠.

다다다다다다다다



03) 시간과 비용이 들어요.

이 모든 걸 하려면 빠르면 1달, 보통 2달, 넉넉잡고 3달 정도가 걸리더라구요. 저희도 1,2,3달 짜리를 다 해봤는데... 시간과 퀄리티가 비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합의와 현명한 고민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분량이 많은 만큼 텍스트 제작과 디자인 분량도 많아집니다. 그럼 비용도 높아지겠죠. 컬쳐덱 디자인은 대부분 가독성과 내용정리 수준에서 진행되지만... 종종 비즈니스 개요를 설명하거나 유저 시나리오 등을 설명할 땐 복잡하고 고도화된 장표가 들어가기도 해요.

돈이 최고야아아아아!!





본격적인

제작!  




<어떻게 시작하나요?>


저희와 이번에 함께 진행했던 회사의 예를 들어서 말씀드려볼게요. 예를 들 클라이언트님은 주식회사 고퀄입니다. 

잠깐 소개하자면..주식회사 고퀄은 IoT기술을 '너무도 당연한' 문화로 만드는 IT서비스 기업입니다. 헤이홈이란 플랫폼을 통해서 다양한 IoT관련 서비스와 프로덕트를 제공하고 있어요. 일단 저희와 함께 일했던 고퀄의 팀장님과 인사담당자님이...너무도 일을 잘하셨어요. 본투비 5성급 일잘러. 그리고 대표님도 너무 호탕하셔서 정말 디테일하고 어려울 수 있는 프로젝트였는데 물흐르듯 쭉쭉 진행되었던 좋은 사례에요.



자, 일단 만나야 합니다. 처음엔 팀장님과 가볍게 만나 '뭘 만들고 싶으신 지..왜 만들고 싶으신 지' 가볍게 얘기나누는 시간이었어요. 카페에서 만나뵀거든요. 이미 그때부터 보통 인재가 아니라는 생각에 약간 지리고 있었는데... 유비가 방통과 서서를 만났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고.

팀장님 걸어들어오는 느낌


이 때 가볍게 얘기나누면서, 이 후에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 지 계약이나 분량, 과업 내용등에 대해 자세히 정했어요. 다음 번 미팅은 고퀄 대표님과 함께하는  '거칠고 가열찬 것' 이었기 때문에 미팅 끝나고 사전 질문지를 보냈습니다.

이런 식의 사전질문을 던지고, 미팅 전까지 나름의 고민을 해달라고 요청드렸었죠. 솔직히 저 질문들 보면...거의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가 따로없어요. '인간이란 무엇인가?' '바실리스크에게 물리면 호크룩스가 파괴되는 데 왜 해리는 바실리스크에게 물렸을 때 파괴되지 않았나?' 와 같은 어렵고도 난해한 질문들이 가득합니다. 다시 보니 클라이언트님께 좀 죄송해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원래 컬쳐덱이란 철학적 사유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고민없이 50~100페이지의 내용을 이끌어 나갈 순 없거든요. 




<스프린트 미팅>


대표님과 저, 디자이너님, 인사담당자님, 팀장님과 이사님까지(중간에 잠깐) 오셔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회의는 약 4시간 정도 계속됐어요. 저는 계속 질문을 던집니다.


이 '젠틀함' 이란 게... 소극적인 것과 어떻게 다르죠?

우리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기질이나 특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직급'에 대표와 이사도 포함되는 건가요?

'따뜻한 프로페셔널' 에서 따뜻함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그렇다면 피드백에서도 그게 포함되는 건가요?

프로페셔널의 정의가 직무적인 건가요 아님 소프트스킬에 관한 건가요?


뭐 이런걸 계속 물어보면서... 쳐낼 걸 쳐내고 잡을 걸 잡고... 팀장님은 신의 영역에 도달한 노션 단축키 스킬로 이것들을 빠르게 정리해주시고..저는 계속 딴지걸고. 정의를 내려달라고 하고, 구분하고 쪼개고 논쟁해요.


많은 것이 기각되고, 많은 것이 새로 태어납니다. 그러면서 내용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해요



<초안의 탄생>

띠용..........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실..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내부적으론 많이 이야기가 오고갔고 노션에 미팅 회의록이 정리가 되어 있었죠. 지금 이 허허벌판은 페이지를 확정하고, 챕터를 나눈 정도랄까요 ㅎㅎㅎ 이제 이것을 구글슬라이드로 공유합니다. 그래야 핑퐁이 편하더라구요. 

그 전에 슬랙방 파서 실무자들끼리 인사하고, 자료파일들 주고받는 것도 잊으면 안되겠죠!



<내부 워크샵 진행>


이 정도까지 얼추 속에 들어갈 내용들을 잡습니다. 어디에 얼마만큼의 텍스트가 들어가야 할 지, 이미지는 어떤 게 들어가면 좋을 지 네모네모로 표시해서 위치를 잡아넣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이제 '어떤 답변'이 나와야할 지 각이 잡히기 시작해요.


이 때쯤 팀장님도 파란색 네모를 채우기 위해 전사 워크샵을 시작하셨어요. 


쏟아지는 질문을.... 쳐..낸다!!!!


<핑퐁의 시작>

이제 뭔가 글이 써지기 시작하죠? 하나하나... 조금씩 답변들과 내용들을 채워넣습니다. 이 쯤되면 저희도 클라이언트가 보내주신 '러프한 자료'를 기반으로 하나하나 글을 적어 넣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풀어쓰고, 복잡한 개념은 쉽게 풀고, 많은 내용은 쪼개면서 카테고리를 만듭니다.


사실상 여기서부터가 제일 어려워요. 글을 쓰고, 언어를 맞추고, 계속 핏을 맞춰나가야 해서 슬랙방 불나요. 끊임없이 울려대는 푸쉬와 빨간 점.... 



<역할 나누기>

색깔이 바뀌었죠?! 이제 서서히 디자인도 고민하면서 배치에 디테일을 더합니다. 내용들도 꽤나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저희가 쓸 수 있는 건 거의 다 써서 전달드렸어요. 워크샵은 1주일 이상 진행하셨기 때문에 그 결과치들을 모아서 정리하시느라 꽤나 고생하셨을 거에요. 

이제 각 페이지별로 저희가 추가로 채울 부분과 클라이언트가 채워주실 부분을 나눠야해요. 저희가 도저히 쓸 수 없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이걸 어떻게 나누냐!! 바로..이렇게.



각 페이지에 색을 칠했어요. 저희가 작성할 부분은 빨간색으로, 클라이언트가 작성할 부분은 파란색으로. 우리가 함께 만들 부분은 초록색으로 칠했답니다. 이렇게 각자 채워야 할 부분을 미친 듯이 채우기 시작해요. 구글 슬라이드로 작업하기 때문에 서로 얼마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어요!!




<텍스트 확정>

이제 거의 완성이 되어가고 있어요. 저희가 작성할 부분 중 수정된 부분이나,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빨간색 글씨로 전달해 드렸어요. 확인해 주시라고..ㅎㅎㅎ 대부분 컬쳐덱은 저희가 텍스트를 설계하지만...그게 클라이언트의 언어와 일치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핑퐁을 한답니다!!




<디자인 입히기>

디자인을 입기 시작했어요!! 컬쳐덱 디자인은 화려함보다 가독성과 각 정보의 구성이 더 먼저에요. 내부자료이기 때문에 브랜드컬러가 물씬 느껴지는 형태로 만들어요. 

팀장님이 요청하신 내용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눈에 딱 보이는 하나의 정보! 가 있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우린 그걸 대제목과 진한 파란색 내부에 담았죠. 보통은 텍스트 위계를 통해 중요도를 표현해요. 주로 텍스트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컬쳐덱엔 이런 텍스트의 도식화가 매우 중요하죠.



원래 남의 거 만들면서 내가 감동하는 것이 또 이 프로젝트의 묘미입니다.




<비즈니스 키비쥬얼 만들기(선택사항)>


대표님이 이런 걸 만들고 싶다고 하셨어요. 뭔가 복잡시럽죠? 원래 사업이란 게 그렇습니다. 한 줄로 설명되는 사업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늘 선이 꼬이고 빙빙 돌고 겹치기 마련이죠. 팀도 많고 일도 많아서 그래요. 

저는 일단 이걸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이해가 되야 하거든요. 저흰 꽤나 똑똑하기 때문에 이런 사업구조를 금방 이해해요. 특히 요즘 IPO관련 공부하면서 더 진화했어요. 온갖 복잡한 사업구조들이 그득그득하더라구요. 재밌어. 짜릿해. 새로워.


대표님 이렇게 만들어드릴까요? 하고 초반에 잡힌 구조를 전달드렸어요. 저 텍스트가 어떻게 이렇게 바뀌었는 지는 말하지 않겠어요. 어떤 ....신 같은 존재가 내려와야 떠오르는 것들이라. 

지금은 어떤 위계와 강조점이 없어요. 그냥 구조만 만들어놓은 거라.




<수정과 디벨롭>

컬쳐덱과 비즈니스 모델 모두 수정에 들어갑니다. 계속 핑퐁핑퐁합니다. 처음에 확정된 스크립트라고 해도 만들면서 바뀔 수도 있어요. 팀구성이나 이런 부분들도 회사가 변화를 겪으며 다르게 조직될 수도 있답니다. 생각이 바뀔 수도 있구요. 

ㅋㅋㅋㅋ 비즈니스 키비쥬얼도 ...이렇게 핑퐁. 이렇게요? 이렇게요? 손그림으로 쫙쫙 그리면서 바로바로 슬랙에 피드백합니다. 저런 그림도 대강 알아듣는 서로가 신기할 따름.


그래서 저 메모가 이런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닥이 고퀄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상단이 비즈니스 모델이고. 그래서 계단같은 걸 만들었죠. 여기서도 팀 구성을 달리했으면 좋겠다고 피드백 주셔서, 팀 구성도 다시 바꾸기 시작합니다. 

컬쳐덱도 거의 최종단계에 들어가면서 자잘한 워딩 수정으로 넘어갑니다.




<완성>

그렇게 이런 비즈니스 키비쥬얼이 완성되었습니다. 짜잔. 원래는 컬쳐덱 장표 안에만 넣을 용도였는데, 중간에 크게 인쇄해서 걸어놓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A2사이즈로 리사이징했어요. 

그러면서 정보전달보단 좀 더 상징적인 역할을 했음 좋겠다고 하셔서, 가독성보단 구성과 디테일에 좀 더 신경쓰게 되었죠. 


컬쳐덱도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채로운 내용들이 가득 담긴 약 50페이지의 컬쳐덱이 완성되었어요.


 자세한 내용은 비밀!


챕터는 3개로 나뉘었고. 


  About company  

회사의 비전비즈니스 개요, 목표와 철학을 설명한 챕터입니다.

  About People  

크루들의 정체성성향, 각 팀의 특성목표, 역할을 규정했어요.

  About culture  

분위기와 해야할 거, 하지 말아야 할 거, 조직도, 커뮤니케이션업무방식을 정리했어요.






마치며

드리는 글


이렇게 거의 2개월 반에 걸친 프로젝트가 종료되었습니다. 컬쳐덱은 만드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만들고 난 후가 훨씬 중요합니다. 컬쳐덱을 만들었으면.


1. 선언을 해야하구요.

2. 공유를 해야하구요.

3. 리디렉션 작업을 해야합니다.


이게 필수에요. 이걸 왜 만들었는 지, 어떻게 진행되었는 지 히스토리를 공유하고 컬쳐덱의 탄생을 알리는 선언식을 약식으로라도 진행하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누군가는 이런 게 만들어졌는 지 조차도 모를 수 있거든요.


그리고 공유를 해야해요. PDF로 개별 공유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알리고, 누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에 공유해서 열람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컬쳐덱의 업데이트와 변경은 누가 언제 어떻게 할 지도 규정해야 하죠.


리디렉션 작업은 현재 우리 팀이나 조직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 방향성에 맞추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하는 지 구체화하는 작업입니다. 컬쳐덱은 '기준'과 같아요. 이 기준에서 우리가 얼마나 벗어나 있는 지를 메타인지해야하는 시기입니다. 다소 불편하거나 뜨끔할 수 있는 지점이지만, 견뎌내야 해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라, 이제부터 맞춰나가자고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죠. 






컬쳐덱을 만드는 일을

누군가는 시간낭비,

돈낭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그런 거 할 때냐.'

'그럴 시간에 영업을 더 뛰어라.'

'그런 거 해도 안본다.'

'허세다 허세.'


이런 얘기들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컬쳐덱의 효용성은 남들이 평가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부에서 어떻게 활용하는 지에 달려있습니다. 물론 솔직히 말씀드리면, 초기엔 강한 의지와 기획으로 제작했다가... 시간이 가면서 점점 형식적인 문서로 변할 수도 있어요. 서로가 지치니까요. 

그래서 가급적 컬쳐덱은 속도감있게 만들려는 편입니다. 컬쳐덱을 만들기 위해선 체력이 필요해요. 지치지 않는 체력과 정신력. 우리 회사의 기둥을 세우고 선포하는 일과 같기 때문이죠.


물론 컬쳐덱없이도 회사는 잘 굴러갑니다.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룰과, 그것에 균열을 주는 몇몇의 아나키스트들의 조화가 회사를 굴러가게 만들거든요.

모두가 다 룰을 지키면 회사는 무너져버려요. (이건 다음 번에 글로 얘기해볼게요.) 컬쳐덱이 만들어져도 그걸 지키지 않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고, 우린 그런 존재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컬쳐덱을 살아있게 만드는 사람이거든요.

컬쳐덱은 브랜드와 함께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여야 하고, 자주 열어보고 업데이트 해줘야 합니다. 읽고 외우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가이드가 되어야 해요.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거나, 정리하는 시기가 되어가고 있죠. 이 쯤에서 모두가 컬쳐덱에 대한 고민을 해보셨을 것 같아요. 이 글이 부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애프터모멘트는 컬쳐덱을 겁나 잘만들어요. 왜냐면... 말귀를 잘 알아듣고 비즈니스를 엄청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죠. 저흰 컬쳐덱 제작에 짱이 될 거에요. 







짱이 될거라고!!!!!!!

:) 급격한 자기자랑으로 마무리해보았습니다. 모두 안녕.



매거진의 이전글 '뽑아쓰면 뽑히는 회사소개서 제작 가이드북' 펀딩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