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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Jun 28. 2023

대표님, 뒤에 좀 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에어팟이 중요한가. 그냥 그건 끼라고 하자.


음악을 크게 틀든, 

기계식 키보드를 쓰든 

9시 땡 출근을 하든, 

6시에 칼퇴를 하든, 

에어팟을 끼든, 

레깅스를 입든, 

나뭇잎가림막을 원하든 말든 

그런 사소한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공부할 때를 생각해보자.

펜의 그립감이 완벽해야 하고 

10시 정각 딱 되서 시작해야 하고

색색으로 예쁜 포스트잇이 있어야 하고

특정한 음악을 들어야 하고

옷이 편하지 않아서 공부 못하겠고

의자가 불편해서 공부 못하겠고

오늘따라 목이 아픈 것 같고

햇빛이 강해서 공부 못하겠고

오늘은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으니

내일부터 하는 친구들이 수두룩했다.


그 친구들은 잘못이 없다.

MZ세대여서도 아니다.

소위 '완벽주의'여서 

준비가 되어야만 뭔갈 시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디 00년생 뿐이었겠는가.

솔직히 우리 엄마아빠도 그랬을거다.


이건 그냥 평범한 삶의 태도다.

이들은 영어공부를 할 때도 교재가 필요하고

맘에 드는 선생님이 필요하고

깨끗한 화장실과 필기감 좋은 펜이 필요하다.

다이어트에서도, 학교공부도,

운동도, 여행에서도 비슷할거다.


사실 그게 뭐 대순가. 다들 그리 살아간다.

그저 평범한 친구들인 것이다.

혹자는 시대의 변화라곤 하지만...

사실 나도 야자시간에 MP3를 들어야

공부가 잘된다고 선생님한테 우겼다가

쳐맞은 기억이 난다.



문제는, 평범한 친구들의 

평범한 고민들에 눈치보느라

후드티만 뒤집어쓰고 다크히어로처럼

대단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은둔형 핵심인재들에게 소홀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신경써야 할 건 

잘하는 친구들에게 잘해주는 것이다.

감정적인 애정을 쏟는 건 아마추어다.

중요한 건 실질적인 보상으로

그의 헌신에 보답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님들 눈에는 작은 것이 거슬린다.

왜 쟤는 9시 1분에 나오지?!
왜 쟤는 이어폰을 끼고 있지!?
왜 쟤는 혼자 좋은 키보드를 쓰고 있지!?

왜 쟤는 공식폰트를 쓰지 않지?!

사실 이런 사소한 고민들에 집착하느라

감정을 펑펑 써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대표가 '잘하는 친구들'에게 

의지해버리고 말지. 일을 쏟아주고

믿는다고 말한다. 보상은 없고, 그 친구들은

탈탈 털린다. 헌신도 했고, 성과도 냈지만

돌아오는 건 더욱 어렵고 거대한 일 뿐이고

정작 회사는 MZ세대의 에어팟을 

허용하네 마네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인재는 많은 것을 가져왔고,

여러번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겠지만..

당장 1분 늦었네 안늦었네 면담하다보면..

뒤에 서있는 그들을 놓쳐버리는 거지.


에어팟을 허용을 하든 안하든 

어쨌든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싫고

그건 맘에 안드는 사람들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고

정신차려보면 결국 떠나는 건 핵심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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