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잘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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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가 나진 않았어요. 대신 이런 말을 해도 괜찮을라나 고민이 좀 되긴 했습니다. 오늘 쓴 주제는 [AI에게 맡기면 안되는 영역]이었거든요. 사실 이 책의 장르를 뭘로 할까 출판사와 고민이 많았어요. 자기계발이냐 경제경영이냐! ... 궁극적으로는 [자기계발인데 경제경영스러운] 방향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일하는 분들이 많이 보게 될 느낌이거든요.
쓰다보니 느낀 건 이 책이 나오면 꽤나 욕을 먹겠구나...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주장과 사견이 가득하다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쓰는 내내 아...숫자와 데이터, 근거와 논문출처를 넣다는 마음이 솟구칩니다. 솔직히 막 어려운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이동진처럼 나도 명징하게 직조해낼 수 있다고 외치고 싶습니다. 나도 똑똑하단 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난 멍청하게 생긴 해삼꼬다리가 아냐!! 지적이고 어렵고 무거운 글을 탐닉하는 냉정하고 거침없는 INTJ라구!! 이런 자아가 고개를 내밀었다 쳐맞았다하면서 들락날락하고 있습니다. 솔직한 심정이 그렇습니다. 누군들 호불호 강한 글을 쓰고 싶겠습니까. 저도 두루두루 사랑받고 싶죠. 날탱이같은거 말고 '아 진짜 묵직하다'이런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나는 이어령 작가님이 아니고, 송길영 작가나 최재천 교수님처럼 시대를 관통하는 인사이트를 줄 순 없다. 그저 분주한 KTX와 서울도시철도의 애용자로써 이리저리 쏘다니며 보고 들은 것들을 묶어내는 이야기꾼이자 담론과 헛소리를 교묘히 오가는 '젊은 친구(더욱 빼어난 지성을 지니신 분들에게 이렇게 불리길 바라며)'정도면 훌륭하다]
게다가 이번 글의 주제가 독보성이고 평균을 깨는 것인데... 두루두루 사랑받는 글을 쓰면 그것 자체가 어폐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책 자체가 주제를 상징하길 바랐죠. 그래서 출간하고나면... 가급적 평점이나 댓글 같은건 보지 않으려 합니다.
출판사에서... [사람냄새]라는 제목을 들고 왔습니다. 저는 이마를 짚으며 잠깐 기절했다가 일어났는데요. 사람이란 단어도 싫고 냄새라는 단어도 싫고, 둘을 합치니 더욱 사랑과 평화가 떠오르는 휴머니즘 느낌이 인중에 꽂히는데 난 죽어도 싫다고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니, 그게 또 그럴싸하기도 하고... 이젠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나의 아저씨, 해방일지'를 썼던 박해영 작가님 신작이 나왔더군요. 제목을 보자마자 아!...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세상에, 어쩜 이런 제목을 가져오지 싶기도 하고,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 한 켠이 울컥하는 기분인게... AI가 쓸 수 없는 표현이 이런 것인가 싶어서 사람냄새가 또 어울리기도 합니다. 뭐.... 애매하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한 편 썼습니다. 게다가 하루 중 가장 지겹고 시간 안가고 화가 많다는 목요일. 역시나 우리 독자님들도 댓글 달 힘도 없는 하루셨겠군요. 이 댓글이야 말로..AI의 힘을 빌리지 않는 진정한 사람냄새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게 하나하나 보다보면 편지받는 기분이고 그렇죠.
아직 시간이 이르니, 한 편 더 써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장송의 프리렌2기가 나왔습니다. 전 지금 거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편한편 보는게 감질맛나서, 한 번에 몰아서 보는 편인데요. 책을 다 쓰고, 인쇄하고...서점에 깔릴 때쯤이면 완결이 나왔겠군요. 후우... 그걸 약간 올해 상반기의 낙으로 삼고 있습니다. 모두 안보셨으면 프리렌 꼭 보세요. 사람냄새를 진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의 글쓰기와 함께 한 브금은 윤마치님의 전곡입니다. 개좋아. [지구를 가졌어도] 추천박고 저는 물러납니다. (이 곡 가사도 미쳤습니다)